본문 바로가기

이종근의 행복산책

(1239)
보리정신을 잊지 말자 벼는 양(陽)이요, 보리는 음(陰)이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 보리는 익어도 빳빳하게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든다. 식품학자 유태종 박사는 “벼는 양이기 때문에 음인 흙을 그리워하고, 음인 보리는 양인 하늘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늘을 까치발로 꿈꿔서 그런가. 겨울보리는 달뜬다. 땅이 얼었다 녹았다, 서릿발이 일어나 뿌리가 붕 뜬다. 지그시 밟아줘야 한다. 곡식이나 사람이나 웃자라면 거들먹거리기 마련이다. 오만방자해진다. 아무리 머리는 봉황의 꿈을 꾸더라도, 두 발은 땅에 굳건하게 딛고 있어야 한다. 고창은 옛날부터 보리를 많이 재배했다. 보리농사가 잘 되기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의 ‘모’자는 보리를 뜻하며 ‘양’자는 태양을 뜻한다. 모양현을 풀어내..
6개의 위대한 사과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과일은 무엇일까? 성경, 신화, 과학, 예술, 대중문화는 물론이고 기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변곡점에는 유독 사과가 등장하는 순간이 많다. 하지만 인류 역사를 보면 사과는 단순히 먹기만 하는 과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를 바꾼 ‘6개의 위대한 사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먼저 ‘아담과 이브의 사과’이다. 성경에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먹은 선악과가 사과라고 명시되지 않았지만 선악과를 사과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는 점에서 사과는 인류의 시작이 된 셈이다. 두 번째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파리스의 황금사과’이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만이 가질 수 있는 황금사과를 두고 3대 여신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지만 파리스는 헤라와 아..
전북 사찰 목조 문화재 방재 서둘러야 건조한 날씨탓에 화재와 산불이 잇따랐다. 국가 지정유산으로 지정을 예고했던 김제 망해사에서 불이나 극락전 등이 모두 불탔다. 망해사에서 불이 난 건 그제밤 11시 20분 쯤. 이 불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극락전과 석가모니불 등이 전소됐다. 망해사는 백제 의자왕 때 창건한 사찰로 소실된 극락전은 1984년에 지은 비지정 문화재이며, 낙서전은 전북 문화재자료 128호로 지정돼 있다.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낙산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때 화재 피해를 입어 사찰 내부 대부분 문화재가 소실됐다. 이로 인해 문화재청은 낙산사를 복원하기 위해 김홍도(1745~1800년대 초 사망 추정)의 ‘낙산사도’를 참고해 문화재 복구에 힘썼다. 이후 2015년에 이르러서야 화재로 손실된 사찰의 모습..
한글 서예, 무형유산 도전에 많은 관심 필요하다 한글 서예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올해 초 문화재청이 한글 서예를 2024년 국가무형유산 종목지정 조사 대상에 포함한 것과 관련,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에 나서기로 했다. 문화재청의 '2024년도 국가무형유산 지정(인정) 조사 계획'에 따르면 올해 8개 종목을 대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지정을 위한 조사가 이뤄진다. 종목은 '선화', '매사냥', '울산쇠부리소리', '한글서예', '가야진용신제', '소싸움', '태권도', '사찰음식' 등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추천을 받아 확정했다. 일부 종목은 '재도전'에 나선다. 태권도와 한글서예(당시 '서예'), 가야진용신제는 2019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 지정 조사 대상에 포함..
전북 박물관과 미술관의 질을 높여야 문화체육관광부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등록 후 3년이 지난 국립박물관 49개관과 공립미술관 67개관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기관 운영 등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국립박물관 33개관과 공립미술관 40개관을 인증했다. 문체부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운영을 내실화하고 문화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17년에 공립박물관 평가를 시작했다. 이어 20년부터는 국립 박물관과 공립미술관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우수 국립박물관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이 꼽혔다. 우수 공립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다. 전북 모두 통틀어 전북도립미..
잠금증후군 ‘잠금증후군’이라고도 부르는 ‘락트인 증후군(locked-in syndrome)’은 의식은 있지만 전신이 마비되어 어떠한 반응도 하지 못하는 상태다. 비유하자면, 가위눌리는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지속된다. 대뇌와 소뇌는 정상적인 상태라서 의식도 있고 외부 자극도 정상적으로 인지할 수 있지만, 뇌에서 나오는 운동신경을 척수로 이어주는 뇌간이 손상되어서 환자가 움직일 수가 없어 소통이 불가능하다. 전신 마비 상태지만 의식이 있다는 점 때문에 드라마의 소재로 종종 다뤄지고 있다. 어느 날 깨어나 보니 온몸이 굳어 있었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움직이는 거라곤 왼쪽 눈꺼풀과 눈동자밖에 없었다. 심각한 상황이란 건 자기 앞에 있는 사람들이 온통 의료진임을 보고 알았다. 눈을 뜬 주인공은 자신이 왼쪽 눈꺼풀 ..
나누는 사회의 주인공은 바로 나(익산 관음사 시주미) [데스크 칼럼] 익산 동산동 금강 관음사가 관내 어려운 이웃과 사랑나눔에 동참하고 싶다며 정성을 모아 백미를 기탁해 훈훈한 미담이되고 있다. 동산동 유천 생태공원 내에 위치한 관음사는 16일 동산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나눔과 자비를 실천하고 싶다며 백미 350㎏을 기탁했다. 이는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웃사랑 나눔 실천이다. 기탁된 백미는 저소득층, 복지 사각지대 등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전달될 예정이다. 금강동 신성마을 앞을 흐르는 대용수간선을 건너면 자그마한 산이 하나 있어 학산(鶴山)이라고 부른다. 옛날부터 부치댕이(佛堂)는 수도산 남쪽 신성리의 석불이 있는 절터이다. 일명 미륵댕이(彌勒堂)라고도 하는 바, 바로 이곳을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수도산 정상에서 바..
문화유산과 문화재의 차이 지난 60년간 이어져 온 ‘문화재’라는 명칭이 오는 5월부터 ‘국가유산’으로 바뀐다.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기관 명칭을 ‘국가유산청’으로 바뀐다.‘문화재’라는 용어는 ‘과거 유물’이나 ‘재화’라는 느낌이 강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를 수 있는 국제 기준인 ‘유산’(遺産·heritage)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현재 우리가 널리 사용하는 ‘문화재’(文化財)라는 용어는 1950년에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에서 인용한 것으로, ‘문화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국가유산’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통해 아시아의 틀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헤리티지’(heritage) 개념에 맞춰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문화재’라는 용어가 갖는 재화적 성격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