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식

(333)
'전주엔 ‘백산자, 여뀌 나물, 생강, 죽순이 유명하다' 강후진의 '감영록' 4권에 지역 음식 스토리 소개 10일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찬집감영록(纂輯鑑影錄)’ 3~4권의 PDF를 받았다. 영조 때 고창 무장현 출신의 학자 강후진(康侯晉, 1685년~1756년)의 ‘찬집감영록(纂輯鑑影錄)’ 4권엔 조선의 식생활과 음식의 제조, 지역별 차이 등이 소개됐다. 이를 통해 전북 음식 스토리를 만난다. 편집자 전주엔 '백산자와 여귀나물, 생강, 죽순이 유명하다‘고 했다.(全州之白霰蓼菜薑筍) 이하곤(李夏坤, 1677~1724) 의 '전주의 풍속과 토산물을 노래하다. 장난삼아 오체(오체)로 짓다(述本州風俗土産 戱爲吳體 進退格)'란 시가 생각난다.'전주의 풍요로움 팔도에 드물고 토속 민풍이 도읍과는 다르네. 추녀는 누런 머릿카락에 말아 올린 머리 삐딱하고 약삭빠른 녀석은 하얀 얼굴에 산뜻한 옷으로 갈아입었구나. 마을 사..
군산 백화수복과 베리나인 골드의 추억 1970년대 군산을 얘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백화양조’다. 백화양조는 한때 청주는 물론이고, 연이은 위스키 히트작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차례나 제사상에 올리는 제주(祭酒)의 대표 격인 청주 ‘백화수복’이 백화양조의 간판 상품이었다. 1985년 백화양조가 두산에 팔리고, 백화양조를 산 두산주류마저 롯데주류로 넘어가면서 백화수복을 처음 만들었던 회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백화수복은 아직도 그 상표 그대로 팔리고 있다.백화양조가 만들었던 술 가운데 최고로 히트한 것이 아마도 ‘베리나인’시리즈가 아니었을까. 백화양조는 양주에 손을 대면서 위스키 원액 19.9%의 기타재제주 ‘죠지드레이크’를 선보였는데, 이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원액함량이 낮다는 이유로 죠지드레이크에..
승동표의 정물 과일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74> 유학자 엄명섭, 붕어탕으로 장풍 낫다 술로 장풍이 났는데 붕어탕 한 그릇을 먹고서 큰 효과를 봤기에 절구 한 수를 지어 잊지 못할 마음을 부침 경와 엄명섭 기질 병약한 이 몸은 병 또한 많아 늘 약물을 찾고 필요할 때가 많네 내 장풍의 피 낫게 한 그대에게 감동했으니 한자 넘는 가는 비늘이 효과는 참 많구나 이 시는 1955년 3월 21일 경와 엄명섭선생이 지었다. 붕어탕은 부어탕(鮒魚湯)으로 나온다. 장풍(腸風)은 변혈을 주증으로 하는 치질 질환으로 선혈후변(先血後便)하며 혈색은 선홍색인 것이 특징적이다. 그런데 붕어탕을 먹고 효염을 보았다는 시가 이색적이다. 붕어·메기·쏘가리는 찬바람 불면 ‘제 맛’이다. 긴팔 옷을 입지 않으면 안되는 계절이 왔다. 찬 기운이 돌 때, 민물에서 잡은 고기에다 여러 가지 양념을 넣고 바글바글 끓이면서 소주..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73> 연한 봉동 생강으로 만든 정과(正果)와 탕후루 연한 봉동 생강으로 만든 정과(正果)와 탕후루 조선 말기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의 ‘임하필기(林下筆記)’에 ‘전주(全州) 봉상면(鳳翔面)에서 나는 생강은 초가을에 연한 것을 캐어 정과(正果)를 만드는데, 천하의 진미이다. 판서 김교근(金敎根)이 전라도관찰사가 됐을 때 풍고(楓皐)가 이것을 요구하니, 김공이 힘써 달여서 보냈는데 풍고가 너무 늦었다고 책망했다. 김공이 뒤에 들으니 한 아전이 선수를 쳐 올려 보냈다고 하므로 매로 다스려 죽이고자 했는데, 양일(兩日) 간에 청탁하는 서찰이 갑자기 이르렀다. 그 내용에, “일찍 이 맛을 보게 된 것은 역시 감사(監司)의 공입니다” 했으니, 권력 있는 아전이 본관(本官)보다 나은 것이 본래 이와 같은 것이다’라고도 나온다. 여기서 풍고는 조선 후기 순..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71>추사 김정희의 가장 위대한 반찬 명문가에서 태어나 관직과 유배를 되풀이했던 추사 김정희(1786∼1856)는 만년에 가장 큰 즐거움을 ‘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이라고 했다.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채소이고 훌륭한 모임은 부부와 아들, 딸, 손자와 함께 한다' 명절이야말로 비교와 평가를 잠시 꺼두고 또 한 해를 무탈하게 버텨 낼 기운을 얻는 시간이다. 괴로움과 즐거움 모두를 가족이니까 함께할 수 있다. 조상을 핑계 삼아 웃고 떠들고 시끌벅적해도 마냥 좋은 날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가시밭길 생의 하루하루를 넘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가 어린이 글씨처럼 쓴 ‘대팽두부(大烹豆腐)’ 대련이었다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한자를 해석하면 이렇다 '가장 위대한 반..
추사 김정희의 가장 위대한 반찬 명문가에서 태어나 관직과 유배를 되풀이했던 추사 김정희(1786∼1856)는 만년에 가장 큰 즐거움을 ‘대팽두부과강채(大烹豆腐瓜薑菜)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이라고 했다.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채소이고 훌륭한 모임은 부부와 아들, 딸, 손자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명절이야말로 비교와 평가를 잠시 꺼두고 또 한 해를 무탈하게 버텨 낼 기운을 얻는 시간이다. 괴로움과 즐거움 모두를 가족이니까 함께할 수 있다. 조상을 핑계 삼아 웃고 떠들고 시끌벅적해도 마냥 좋은 날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가시밭길 생의 하루하루를 넘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가 어린이 글씨처럼 쓴 ‘대팽두부(大烹豆腐)’ 대련이었다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한자를 해석하면 이렇다 가장 위대한..
전주비빔밥 조리법 1968년 당시 문화공보부 문화재관리국에서 조사한 전주비빔밥 조리법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쇠머리를 푹 끓여서 굳은 기름은 걷어 버리고 쌀을 넣고 밥을 고슬하게 짓는데, 밥이 한 물 넘으면 콩나물을 넣고 뜸을 들인 후 더울 때 참기름으로 무친다. 숙주, 미나리는 각각 데쳐서 참기름과 묽은 장(청장)으로 무친다. 도라지는 소금에 절여 주물러서 다시 헹구어 짜서 볶고 고사리도 삶아서 기름장으로 무쳐 볶는다. 우둔고기는 채 썰어 양념장으로 육회를 무친다. 청포묵은 굵게 치고 계란은 황백으로 지단을 부쳐 란면(卵麵)으로 썬다. 밥을 조반기에 담고 각색 재료를 색 맞추어 덮어 얹고 엿고추장은 종지에 따로 곁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