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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문화!

2005 문화관광예술계 결산

을유년 새 아침이 밝은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해 마지막 달을 남기고 있다. 다사다난 했던 2005년, 전북 문화관광예술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정부의 2005 문화의 달 행사가 전주서 성대하게 개최됐으며, 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 및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이 가시화됐으나 이태조의 어진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등 긍,부정의 그물코가 다른 어느 해와 마찬가지로 존재했다.<편집자 주>

 

2005 문화의 달 행사, 전주서 성대하게 개최

 

 ‘전통이 미래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2005 문화의 달’ 행사가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전주에서 펼쳐졌다. 2005문화의 달 행사추진위원회(위원장 김명곤)가 ‘전통의 본질, 문화의 원형(토종)’을 주제로 하고 ‘전통이 미래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문화의 달 행사를 성대한 전통문화 한마당 잔치로 마련,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에서 개최했다. 특히 과거의 기념행사 차원을 벗어나 몇 해 전부터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지역순회 문화예술축제로 변모해 온 문화의 달 행사가, 2005 10월 문화의 달에 전주의 문화가 중심되는 대한민국 문화계의 가장 큰 잔치마당으로 탈바꿈했다. 2005문화의 달 행사는 문화의 날인 10월 셋째 주 토요일(10월 15일) 정부 공식행사인 제 34회 문화의날 기념식과 시상식이 전주에서 열린 것을 비롯, 대한민국 무형문화재의 날 큰잔치와 세계전통문화도시 초청심포지엄, 전통문화를 담아내는 다양한 기획공연과 전시, 놀이마당 등이 10월 8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며 전통문화의 진수를 한 눈에 보여주었다.
 지난 10월 8일부터 공연과 놀이마당 등 시민참여 행사가 연일 이어진 가운데 13일 주 행사장인 전주 경기전과 태조로에서 상설행사 8개 프로그램이 동시에 펼쳐졌다. 대규모 풍물대동길놀이와 행위 예술 개막 퍼포먼스 등 공연 무대와 전시회, 체험행사는 15일까지 집중적으로 펼쳐졌다. 문화의 날 15일에는 공식행사인 제34회 문화의날 기념식과 시상식이 국내, 외 문화예술계 저명인사 6백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한편 2006년 문화의 달 행사는 제주도에서 열린다.

 

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 사업 및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 조성 가시화

 

 전라북도와 전주시가 전북도 제2청사 부지에 무형문화재 공연 전시와 기록을 보존하는 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을 추진한다. 부지 6천 여 평에 내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4백93억원(부지매입비 제외)을 들여 무형문화유산전당을 만들 계획으로, 문화재청은 건축비를 복권기금으로 확보해 지원하며 전주시는 부지만 제공하는 조건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무형문화유산전당이 건립되면 무형문화재 관련 각종 기록보존실과 중요무형문화재의 종목별 전승관, 영상자료관, 전통 공예관, 공연장, 연수원이 설치되며, 무형문화재 전시와 공연, 작품 및 유품 수집, 무형문화유산 기록물 대여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등 전주가 전통문화예술의 중심적 위치를 확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본조사 설계비 7억9천3백만원, 실시설계비 11억8천9백만원, 시설부대비 1천8백만원 등 20억원을 신규 편성, 2006년도 예산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한때 한나라당이 불요불급사업으로 분류해 국비반영이 불투명했던 무형문화유산전당 건립 사업비 20억원이 국회예결위를 통과, 2006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전주 전통문화 중심도시 조성사업도 국가예산 반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전주의 풍부한 전통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추진하는 7개 선도사업 국가예산이 반영돼 내년부터 기본조사 및 실시설계 등 본격 추진된다. 7개 사업 중 ‘한옥마을 문화적 경관조성’ 등 문화 분야 5개 사업은 실시설계비 등으로 10억원이 반영되어 국회 예산 심의 중이며, ‘한옥 개보수 및 숙박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관광분야 2개 사업 국비 35억원은 관광기금사업으로 12월 국가예산 확정 후 내년도에 정부 사업공고와 심의 등을 거쳐 추진된다. 한편 전라북도는 2010년까지 7개 분야에 모두 7백75억원을 투자하는 선도사업을 시작으로 전통문화 중심도시 조성을 위해 ‘지역문화진흥법령’에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전북, 한국영상산업의 메카 부활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의 도시로 자리잡고 있는 전북지역이 영화와 TV드라마의 촬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주와 부안 등 전북 도내 곳곳에 영화 촬영팀과 TV드라마 제작진이 몰려들고 있다.
 올 초 완공된 부안군 변산면의 부안 영상테마파크에서는 KBS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 종영된 이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이준익 감독이 ‘왕의 남자’를 촬영했다. 부안영상테마파크에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나오는 의상, 소품, 세트를 전시하는 미술대전이 열리고 있고 촬영을 마친 드라마 및 영화의 의상, 소품, 세트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SBS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으로 인한 특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전북지역에서 촬영된 영화는 ‘간 큰 가족’을 포함, ‘친절한 금자씨’, ‘연애의 목적’, ‘너는 내 운명’ 등 36편으로 대부분 박스 오피스 순위에 올랐다. 전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2001년 전북에서 찍은 장편영화는 4편에 불과했으나 2002년 17편, 2003년 19편, 2004년 26편, 올해 36편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또, TV드라마나 단편 영화는 2002년 5편이 촬영된 것을 시작으로 2003년 7편, 2004년 9편, 2005년 11편으로 늘었다. 현재 홀리데이, 형사 공필두, 울어도 좋습니까?, 음란서생, 백만장자의 첫사랑, 청춘 만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등 6편의 영화가 전북에서 촬영중에 있다.
 
 이태조의 어진 훼손 논란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 대여 전시되고 있는 경기전 소장 태조의 어진에서 얼굴 부분이 찢어졌다가 수리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 엄청난 논란을 낳았다. 태조 어진은 보물(931호)이므로 훼손돼 수리할 경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문화재청은 훼손된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물론 해당 관련기관들은 이미 초상화가 얼굴 부분을 포함해 40㎝나 찢어진 뒤 보수됐음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국회 문광위의 국정감사장에서 제기된 태조 이성계 어진 훼손 문제는 지난 2000년 3월(음력 2월 초하루)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전라북도지원 종친들이 이태조에 대한 분향례를 거행하던중 진행 순서에 따라 개문(開門)을 하다가 종친의 실수로 창호문이 넘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자체 조사결과 밝혀졌다. 부랴부랴 감사원과 문화재청은 전주시를 방문, 태조 이성계 어진 훼손에 대한 진상 파악을 위해 감사 활동를 전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선왕조를 창업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 관리를 둘러싸고 문화재청과 전주시 및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전라북도지원간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태조 이성계 어진 훼손 문제와 관련, 문화재청은 “국가에서 어진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견을 통보해온 반면 전주시 등은 “태조 어진을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은 지역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주시 문화시설 위탁자 제2기 출범 등 기타

 

 전주시의 각 문화시설들이 수탁자 제2기 시대를 열였다. 전주전통문화센터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주대학교, 전주한옥생활체험관과 전통술박물관은 전통문화사랑모임, 전주역사박물관은 전주문화사랑회, 진북문화의집은 진북동 주민자치센터, 우아문화의집은 우아동 주민자치센터, 효자문화의집은 놀이패 우리마당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 완주군 용진면 상운리유적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전체 30기의 분구묘와 청동기, 초기철기, 원삼국 시대 주거지, 지석묘 등이 확인됐다. 특히 상운리유적은 국내에서 발견된 분구묘 유적 중 최대 규모이며, 청동촉 거푸집은 평북 영변의 세죽리 유적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같은달 정읍 고부 구읍성 2차 발굴조사 현장에선 백제시대에 최초로 축성된 성문터와 성벽을 확인, 눈길을 끈 바 있다.
 전주문화지킴이(대표 이종진) 창립대회가 3월 30일 오후 3시 전주 경기전 뜨락에서 개최, 전북 최초의 문화지킴이로 태어나기도 했다. 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