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일인자 계보는 조남철 9단-김인 9단-조훈현 9단-이창호 9단으로 이어진다. 지난 11월 4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현대바둑 60주년 기념식에서 핸드 프린팅을 한 기사는 그래서 조남철, 김인, 조훈현, 이창호 등 4명뿐이다.
한국바둑의 개척자인 조남철 9단(한국기원 명예이사장)은 부안 출신으로 올해 82세. 노환으로 외부 거동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지낸다. 그는 일본식 프로바둑을 한국에 이식했고 스스로 초창기 프로바둑에서 무적의 강자로 군림했다. 그리고 1989년 전주에서 온 14세 바둑 천재 이창호가 KBS바둑왕전에서 우승, 사상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운다. 이창호는 1991년 왕위전에서 스승 조훈현과의 피말리는 승부 끝에 4대 3으로 이긴다. 이 승리를 기점으로 조훈현 시대는 저물고 이창호가 일인자의 자리에 올라선다. 이창호는 1992년 17세 때 세계대회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웠고 94년엔 거의 모든 국내 타이틀을 손에 넣는다.
한국 현대바둑 60주년을 맞이한 올해. 일제시대까지 전통 방식인 순장바둑이 유행했던 한국은 1945년 11월 일본 유학을 마치고 온 조남철선생이 기도보국의 일념으로 만 22세에 서울 남산동에 한성기원을 설립, 본격적인 현대바둑의 첫 걸음을 뗀지 이처럼 오랜 시간이 흘렀다.
현대바둑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바둑의 총본산 (재)한국기원이 12월 6일부터 11일까지 한국 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바둑 문화유산 전시회’를 개최한다. 한국 바둑문화 유산(遺産)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것. ‘경기력’에 관한 한 세계 최강을 자부해 온 한국이 그간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귀한 자리다. 특히 사료적 가치가 높은 바둑문화재급을 처음 전시하는 이번 전시회는 바둑문화의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안영이(安玲二) 컬렉션’이란 부제가 붙었다. 바둑 서지(書誌)학자인 그가 40년에 걸쳐 각지에서 수집한 바둑 문화재가 전체 전시물의 90%를 넘기 때문이다.
전시 품목 가운데는 국보급에 버금가는 희귀 작품이 적지 않다. 특히 17개 화점(花點)에 연꽃 무늬가 선명한 연화문(蓮花紋) 바둑 판은 14세기 무렵 고려 시대 때 제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국내 최고(最古)의 나무판이다.
조남철 9단의 손 조각을 포함, 한국기원이 준비한 김옥균 바둑판 연화문, 매화문 순장바둑판, 기타니 바둑판, 인도 시킴바둑판, 중국 왕자용 바둑판, 탁본바둑판 등 세계의 바둑판. ‘현현경(玄玄經)’, 최남선의 ‘기보(碁譜)’, ‘한국의 놀이들(Korean Games)’ 등 바둑서적, 김옥균의 유의소재(惟義所在), 조남철의 지족가락(知足可樂), 우칭위엔(吳淸源)의 반국잔기간고금(半局殘棋看古今) 등 바둑인의 휘호, ‘신정기보(新訂棋譜)’, 월간 ‘바둑’ 등 월간지 창간호, 기타 바둑공예품, 바둑그림, 바둑만화, 바둑엽서, 바둑대회 포스터, 바둑행사티켓 등 2백 여 점이 전시된다.
또, 표정이 살아있는 류귀화의 바둑 닥종이인형 전시회, 한국 현대바둑 60년 사진전, 한국바둑 60년 영상전, 유명기사 포토존, 바둑인터넷 부스, 바둑용품 할인 판매, 유명기사 사인회 등 다채롭다. 사인회에는 조훈연, 이창호씨가 참여한다. 이종근기자
'생생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북도민과 함께 전북도립미술관 (0) | 2005.12.19 |
---|---|
2005 문화관광예술계 결산 (0) | 2005.12.10 |
제2회 박규연의 벨레차 연주회 (0) | 2005.11.18 |
11월이 아름다운 전시회 3건 (0) | 2005.11.11 |
제3회 네트워크 21세기전 (0) | 2005.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