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천자문'에 정읍 옹동의 지황과 고창 고수의 도자기 소개

'대동천자문'에 정읍 옹동의 지황과 고창 고수의 도자기 소개

혹시 ‘대동천자문(大東千字文)’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또 이를 지은 사람이 전북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중국에 주흥사의 ‘천자문’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대동천자문’이 있다. 

주흥사는 양 무제(梁 武帝)의 명에 의해 단 하루 동안에 이 ‘천자문(千字文)’을 지었는데, 이는 천자의 각각 다른 글자로 지은 사언고시(四言古詩)로 250구(句)로 이루어져 있다. 얼마나 고심하며 정성을 다했던지 천자문을 다 짓고 나자 하루 동안에 머리가 백발이 되어 버렸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후세 사람들은 ‘천자문’을 ‘백수문(白首文)’ 또는 ‘백발문(白髮文)’으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천자문(千字文)’하면 주흥사(周興嗣)가 지은 이를 말하고 있다.
 
주흥사의 ‘천자문’이 하늘의 섭리, 땅의 도리 등을 나타내고 있다면 ‘대동천자문’은 우리에겐 5,000년의 얼을 고스란히 새긴 명문장이다. 

이는 전북 출신으로, 정읍출신 한말 우국지사 김영상(1836~1910)의 손자인 한학자 김균(1888~1978)이 ‘천자문’의 체제를 본떠 만든 순수 토종 천자문이다.

 김균이 30여 년의 집필 끝에 1948년에 완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자문으로, 완성은 해방 후, 또는 대부분 일제 침략하에서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면서 집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동천자문’은 ‘천지복재 일월조현’(天地覆載 日月照懸:하늘은 만물을 덮고, 땅은 만물을 싣고 있으며, 해와 달은 하늘에서 비친다)로 시작, ‘독립불구 영예극종’(獨立不懼 榮譽克終:홀로 서서 두려워하지 않으니 오래도록 명예롭고 끝이 좋으리라)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전통 천자문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역사와 인물, 풍속, 속담 등은 물론이거니와 나라를 빼앗긴 설움이 실려있는 등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금산의 인삼과 (정읍)지장동의 지황이요,
(완주)완산의 생강과 보은의 대추라.

錦蔘芝芐 完薑報棗(금삼지호 완강보조)

모시는 장성이요 삼은 석곡(石谷)이며, 철원의 명주와 진주의 무명이라.

苧長麻谷 原紬晉木(저장마곡 원주진목)

(진남 동래)패물과 담뱃대요, (나주)칠을 칠한 상과 (강화,옥과)왕골자리라.

貝粧煙管 案漆席莞(패장연관 안칠석완)

(영암) 촘촘한 참빗과 (나주)세밀한 발이요, (고창) 오목한 사발과 (전남지역)둥근 대그릇이라.

梳密簾細 鉢凹簞團(소밀렴세 발요단단)

 ‘대동천자문’을 통해  국민들이 우리의 문화를 먼저 알고, 자연스럽게 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