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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가 올해로 학과 설립 50주년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가 올해로 학과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한문교육과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적으로 10여개 남짓에 불과하다.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되면서 대학마다 중문학·중국어 학과 신설이 붐을 이루고 있으나 한문교육과는 제자리다. 학과를 새로 만드는 대학도 없지만 폐지하는 대학도 없다. 한문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용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전주대 한문교육과는 그동안 수 백명의 중등교육 한문교사를 배출, 학계와 언론계, 고전번역 등 관련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중등학교 한문 임용고사에서 30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2020년 7명, 2021년 7명, 2022년 7명, 2023년 3며 2026년 6명이 교사의 꿈을 이루었다. 이는 임용합격자 호남 1위이며, 전국 톱3라는 학과 홈페이지의 설명이다.
과거엔 전주대 유일의 특성 학과로 오랜 명성을 이어왔다. 대학내에서 뿐아니라 전국적으로도 평가를 받는 한문교육과는 전주대 전신인 영생대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주대 한문교육과는 전국에서 다섯번째, 호남에서 처음 개설됐다. 1974년 30명 정원의 야간 대학으로 문을 열었을 때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많은 인재들이 이곳으로 몰렸다. 현직 교사들에게 더 할 수 없이 좋은 배움의 장이 됐다. 실제 한문교육과 1회 졸업생 22명(78년 졸업) 가운데 은종삼 등 17명이 교직에 몸담았다. 주경야독의 어려움속에서도 교내 체육대회때마다 한문교육과가 종합성적 1∼2위를 다툴 만큼 학과생들간 단합과 우의가 깊었다. 이같은 우의는 지금까지 이어져 1회 졸업생끼리 ‘출람회’라는 이름으로 매월 한차례씩 모임을 갖고 있다.
초창기 동창들간 끈끈한 정은 이후 전주대 한문교육과 전통으로 더욱 발전됐다. 방학중 단체로 한문강독 시간을 갖는 전통은 선후배간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후배들과 동행합숙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공부와 함께 후배를 지도하는 독특한 수련활동에 교수님들도 함께 해 배움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뿐아니라 끈끈한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김종국(91년 졸업) 전 한서고 교감의 설명이다. 그는 방학때면 화순 도남재(道南齋)에서 만취(晩翠) 위계도(魏啓道, 1926~1990)선생으로부터 전통 방식으로 한문을 배웠다.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한문강독을 위한 수련활동 장소로, 전주향교, 고창 니산서원 등 전북 유명 서원과 향교는 물론 멀리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화순의 도남재, 구례서원, 청학동서당, 화개서당, 칠불암 등에서 공부했다. 특별한 방학나기 외에도 한문 강독을 할 수 있도록 강독실을 마련, 선후배들이 함께 공부를 했던 재학시절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는 동문들이 많다. 고 김성환 교수는 매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배움이 필요한 제자들에게 한문을 무료로 가르쳐주기도 했다.
한문교육과 출신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곳은 교직이다. 전주 시내 30여 개 중·고교의 한문교육을 이대학 출신이 담당하는 것을 비롯, 전국적으로 이 대학 출신 한문교사 수가 2∼3백 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재하(78년졸, 경성대 중문과)·김병기(79년졸, 전북대 중문과)·박상령(82년졸, 호남대 중국어과)·류제윤교수(83년졸, 전주대 한문교육과) 등이 활동했다. 현재는 소현성(90년 졸, 전주대 한문교육과), 이형성(90년 졸, 전남대) 등이 활동하고 있다. 모교 출신 첫 교수가 된 류제윤교수는 학생들에게 선현들의 선비정신과 물질만능으로 흐르는 우리 사회에서 정신적인 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음을 붙들어주는 교수 겸 선배 역할을 강조했다.
서예가로 이름을 빛낸 동문들이 많이 있다. 제2회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한글 '우암선생편지글'로 대상을 차지한 이은혁씨(90년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출강)를 비롯, 10여의 동문들이 국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홍광·윤점용·최낙희·임종현·한덕수·김용정씨 등이 바로 그 인물이다.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국내 서예평론 분야를 개척하는 분으로 명성을 다지고 있다.
언론인으로 이종근 새전북신문 편집부국장이 있으며, 저술가로 활동 그동안 57권의 인문학 저서를 펴냈다.진안 증평굿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철씨는 인간문화유산 김봉열씨의 뒤를 이어 전라좌도 농악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동문학가 안도씨는 호남제일여고 교감으로 활동했으며, 전북문인협회장을 지냈다.
현재 소현성, 백광호, 김형술, 이남종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문교육과, 힘내라! 수퍼스타' 장학금은 한문교육과 재학생과 이제 곧 입학할 신입생을 응원하기 위해 학과 교수들이 뜻을 모아 매년 마련하고 있다. 소현성 교수는 “많지 않은 장학금이지만 코로나19로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그마한 위로가 되고, 학과 발전을 위한 뜻깊은 소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매년 제자들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매년 십시일반으로 장학금을 제공, 사제간의 모범적인 사례로 귀감이 되고 있다. 장학금 지급뿐만 아니라 사제동행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한편 전주대는 60년사 발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964년 ‘기독교 정신의 구현’이라는 건학 이념으로 개교한 전주대학교는 호남권 기독교 거점대학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또, 정부의 대학기관평가인증에서 3회 연속 인증을 획득했으며,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에서도 최우수인 ‘S등급’을 획득하는 등 교육과 경영 전반의 성과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복정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