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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86>전주 풍남동 구 전북지사 관사 '하양집'

<이종근의 역사문화 이야기 86>전주 풍남동  구 전북지사 관사 '하양집'

구 전북도지사 관사의 새로운 모습이 14일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은 도지사 관사를 ‘하얀 양옥집(하양집)’으로 이름 짓고,  ‘들턱전’을 통해 첫 선보이고 있다.

‘들턱전’은 손님을 맞이하는 ‘집들이’의 순우리말로, 새롭게 단장한 하얀 양옥집(하양집) 개소전에 맛있는 음식 대신, 지역 청년 예술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대접한다는 의미로 계획했다.

전북지사의 관사가 ‘하얀 양옥집’이라는 이름으로 53년 만에 도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얀 양옥집은 21일 오전 개관식과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해 관람객들을 맞았다. 지상 2층 연면적 402.6㎡ 규모다.

넓이 180㎡(약 55평) 정원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었다. 한눈에 봐도 한옥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명당이었다. 이곳은 50여 년 전인 1971년부터 전북은행장, 전북도 부지사, 전북도지사 등이 살림집으로 쓰던 관사(官舍)다.

옛 전북지사 관사는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로 지어졌다. 1976년부터 19년간 부지사 관사로 이용되다가 1995년 민선 시대 개막 이후 도지사들이 입주했다. 관사를 거쳐 간 도지사는 유종근, 강현욱, 김완주, 송하진 등 4명이다.

지난해 7월 김관영 지사가 취임하면서 “관사를 도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고 한 달간 관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도민 의견을 모았다. 

전북도는 먼저 풍남동 2층 관사를 둘러싸고 있던 2m 높이의 담장부터 허물었다. 관사 1층은 미술 작품 등을 전시하는 전시관으로, 2층은 도지사의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으로 만들었다. 정원에는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쉼터와 야외 공연장을 만들었다.

옛 전북지사의 관사가 ‘하얀 양옥집’이라는 이름으로 53년 만에 도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하얀 양옥집은 21일 오전 개관식과 함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해 관람객들을 맞았다. 지상 2층 연면적 402.6㎡ 규모다.

이 공간 1층은 벽면에는 회화, 조소,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8명의 지역 예술인이 하얀양옥집 개소식을 맞아 공들여 준비한 작품들이다.

특히, 1층은 지역 예술인들의 놀이터가 될 전망이다. 이름은 ‘일의 터 문;턱’이다.

2층은 현대적 조명과 가구가 감각적으로 배치된 넓은 거실이 다. ‘우리의 터 맞;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도민이 서로 소통하고 도지사와 교감하는 자리로 바뀐다. 거실 왼편은 역대 도지사들의 헌신과 수고가 녹아있는 ‘기억의 터 이을;’이 마련됐다.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명패가 올려진 책상에는 ‘도지사님에게 편지를 남겨주세요’라고 적힌 메시지가 올려져 있다.

 하얀 양옥집을 방문하는 도민들로부터 날것의 이야기를 듣고 도정에 반영하려는 의도다.

책상 맞은편 벽면에는 역대 도정사를 도식화한 ‘역대 민선 도지사와 전북특별자치도 발자취’가 한눈에 들어온다.

거실 안쪽은 책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책장이 눈에 띈다. ‘백인의 서재 여럿;이’다. 

100명의 각계각층 인사가 추천한 책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김관영 도지사, 송하진 전 도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등이 추천한 책을 소개한다.

 관사를 전시관으로 바꾸는 데 4억6, 500만원이 들었다. 김 지사는 관사를 내주고 도청 근처 아파트에 전세를 얻었다.

한옥마을 안에 있는 도지사 관사는 대지면적 599㎡, 연면적 402㎡(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1971년 전북은행장 관사로 처음 지어졌고, 1976년 전북도가 부지사 관사로 매입했다. 1995년 민선단체장 시대를 맞아 유종근 전 지사가 처음으로 입주하면서 역대 도지사의 관사로 활용했다. 

하지만 현 관사는 지어진 지 52년이 지나서 시설 노후화로 유지비가 한 해에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8~9년에는 야행성이 강한 쥐들이 관사 주택 2층 안방 천장 속을 휘젓고 다니는 통에 당시 김완주 지사 부부가 밤잠을 설친다는 일화도 있었다. 전북도는 서생원(쥐)을 쫓기 위해 안방 천장에 초음파가 나오는 해충 퇴치기를 15만원을 들여 설치하기도 했다.

또 옛 도심 주변에 위치한 지금의 관사가 신시가지에 있는 현 전북도청과의 접근성을 고려하면 이전 필요성도 꾸준히 나왔다. 도지사 관사는 2021년 기준 공시지가로 약 12억원에 이르며 부동산업계는 시세로 따지면 건축물을 제외하고도 최소 20억원 이상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전북지사 관사는 1980년대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옛 영빈관(현 전북문학관) 자리에서 1990년대 덕진구 송천동 서호아파트를 거쳐 현재 풍남동 관사로 이어져왔다.

1980년 7월 덕진동 2가 1883평의 부지에 연건평 398평 규모로 지어진 뒤 평소에는 도지사 관사로, 대통령이 전주를 방문할 때는 대통령 숙소로 사용됐다. 당시 이 건물은 지방에서는 보기 드물게 초호화 집기 등을 갖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며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지방청와대로 사용되지 않다가 한때 예술회관 분관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후 1995년 11월부터 민선 유종근(柳鍾根)지사가 취임하면서 외빈을 접견하는 영빈관으로 사용해왔으며 한때 도지사 공관으로 사용하려다 도의회의 반발 등으로 좌절됐다.

덕진공원과 국악원 블록을 지나면 이름있는 부촌이던 호반촌이 나온다. 권삼득로의 막바지에는 지난 2011년 9월에 문을 연 도립문학관이 정읍사와 서동요의 고향임을 일깨우고 있다.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기리는 혼불문학공원도 지척에 있었다. 

문학관 부지는 1980년대 대통령이 내려와도 묵고 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게 지어졌던 도지사 관사가 있었던 곳이다. 한때 전북예술회관 분관과 전북외국인학교로 이용되다가 도립문학관에 자리를 내줬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사가 하나둘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술관이나 도서관 등으로 리모델링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기도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장들이 쓰는 관사 수는 2019년 23곳에서 2023년 7곳으로 4년 사이 3분의 1 넘게 줄었다. 관사를 운영하는 지자체는 서울, 대구, 경기, 강원, 전남, 경북, 강원 평창 등이다./이종근

http://sjbnews.com/news/news.php?number=797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