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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아버님 작품 전시 최대 규모로 개최해요" 고 하반영화백 아들 하교홍, 부친 대규모 전시 계획 알려줘



"5~6월중에 아버님 작품 전시회를 대규모로 갖습니다. 살아계실 때와 별세 후 등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자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후원이 더욱 절실합니다"
16일 전주향교 앞에서 만난 하교홍씨는 하반영 화가(1918~2015)의 아들로 그 역시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15년 1월 전주에서 9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붓을 놓지 않은 하반영 화가(1918~2015).
그는 2012년 대장암 수술 후에도 작업실을 겸한 전시실에서 하루 3~4시간씩 붓을 잡고 창작활동에 매진하면서 99세가 되는 해에 ‘백수전’을 열 계획도
세웠다.
하반영은 7세에 그림을 시작, 작고하기 까지 작업을 이어오며 붓을 놓지 않았다.
동양의 피카소로 불리는 하반영은 1918년 3월 1일 경북 금릉군(김천시) 남면 초곡리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을 보낸 군산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일곱 살 때 붓을 잡아 서예와 수묵화를 하는 등 만능 작가다. 부유한 만석꾼 가문에서 태어났으며, 그림을 반대하던 집안에서 나와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김구풍’이었던 이름마저 ‘하반영’으로 바꾼 것에서 그의 작업에 대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도자기, 한국화, 서양화, 수채화 등 재료와 구상과 비구상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아우르며 장르와 소재에 정체하길 거부했다. 13세 때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1979년부터 1985년까지 프랑스에서 활동, 국전인 '르 살롱'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그는 한국적인 미를 화폭에 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 다니며 풍경화를 그리는 등 유화 뿐만 아니라 수채화, 서예, 도예, 수묵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활동을 벌였으며, 전시 수익금을 복지재단에 기부하면서 이웃사랑 실천에도 앞섰다.
이번 전시는 전주 동백예식장을 리모델링한 동백회관에서 가질 예정이며, 기간은 2개월 정도 생각하고 있다. 전주전 이후 서울전도 추진중이다.
" 아버님의 지론은 “많은 사람이 미술품을 공유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중국 초청으로 ‘하반영 90세 베이징전’을 열어 수익금을 쓰촨성 지진 피해자와 장애인들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하반영화가의 그림은 국내외 여러 곳에 소장돼 있다. △박정희 대통령 집무실에 ‘풍경’ △김대중 대통령 주문으로 청와대에 ‘갈대’ 등 3점 △김영삼 대통령 ‘감’ 등 3점 △김옥숙 여사(노태우 대통령 영부인) ‘나그네’ 등 △정주영 회장, 울산 전시회 두 번 모두 현대에서 전량 매입 △삼성 홍라희 여사 ‘추상’ 등 6점 △송월주 스님(전 조계종 총무원장) △유인촌 전 문공부 장관 ‘갈대’ 등 △삼성그룹 ‘갈대’ 등 50점 △대우그룹 ‘비자 없는 나그네’ 등 50점 △한국마사회 ‘돌담길’ 등 50점 △군산시 기증 100점 장미갤러리에 상설 전시 △기타 여러 박물관 등.
하반영의 그림은 미국 뉴욕미술관, 프랑스 국립박물관 등 해외에도 수십 점이 전시돼 있다.
교홍씨는 "이번 전시는 유족과 여러 소장자들의 작품 300~400 여 점을 선보입니다. 1950년대 등 초창기의 작품을 비롯, 미공개 발표작이 아주 많은 만큼 기대를 해도 좋다" 고 했다.
하반영 화가의 붓질은 구불구불한 고향길을 닮았다. 고향집이 보이면 마음에는 평화가 찾아오고 고민과 번뇌는 씻은 듯 사라진다는 하반영 화가의 그림은 사람들이 갈구하는 원초적 그리움인 정, 순수, 자연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그것은 하반영 화가가 자연에 대한 가감 없는 생각을 표현하려 했기 때문. 자연은 스스로를 숨기거나 꾸미는 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북에 이와 같이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김천이 낳은 천재 화가 하반영의 삶과 예술 세계를 재해석하고 작품을 보존, 전시하기 위한 기념관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 뜻있는 인사들의 말이다. 하반영 화가의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 시민들이 예술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함은 물론 전국 미술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아버님은 자신의 작품 중 일부를 사회복지재단, 독거노인, 독립유자녀, 불치병 환자 등을 위해 기증했으며, 2013년 군산에 작품 100점을 기증, 편견과 차별없이 누구나 언제든지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제공에 크게 이바지한 바 있습니다. 행정에서 기회를 만들어 주신다면 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전주일요화가회(화우회)는 지난 1972년 창단했다. 창단과 함께 하반영, 김용봉, 김낙선, 조완재, 문인표, 하상용 등이 작품 활동을 같이 했다. 그래서 이에서 이름이 바뀐 전북사생회가 주최를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하반영화백이 전주일요화가회 지도교수로 오랜 기간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993년 창립한 군산일요화가회의 지도교수를 맡기도 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