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파병 부대 이름이 청룡(靑龍)이었다. 축구 스타도 이청룡이다. 용은 친근하면서도 범접(犯接)이 어려운 이미지다. 오래, 호랑이만큼, 깊이 스며온 이미지다. 최고의 대결, 용호상박(龍虎相搏)은 즐거운 상상이다다. 올 해 갑진년(甲辰年)는 용의 해, 특히 푸른 용의 해이다. 그래서 오른쪽 입춘첩의 여백이 있는 공간에 ‘청룡’을 찍었다”
서백 송민호 서원수묵연구회장(문인화가, 서예가)은 올해로 10여 년째 ‘입춘첩’을 써서 복을 나눠주고 있다.
“여러 매체들이 새해 축하의 서두에 이 이미지를 띄웁니다. 푸른색은 천간(天干) 중의 갑(甲‘에서, 용은 ’지지(地支)‘의 진(辰)에서 왔다. 젊은층을 겨냥한 놀이기구나 게임에 블루 드래곤(blue dragon)이란 이름이 많이 붙는다. 청룡(靑龍)을 염두에 둔 이름일 터다. ’운룡(雲龍)‘은 화염 뿜으며 구름 속 거침없이 내달리다 여의주의 신비한 빛으로 천지(天地)와 기세(氣勢)를 겨루는 우리 (마음 속) 용의 모습이다. 청룡이니 더 우람하다”
송회장은 하루에 60여 장 등 최근 들어 수백 장의 입춘첩을 써서 나눠주고 있다. 지난해는 ‘목판’에 새겨 일일이 나눠주면서 마음에 각인(刻印)된 그 맛을 시민들이 맘껏 누리길 바랬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24절기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입춘을 맞아 봄을 기다리며 한 해 동안의 길한 운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세시풍속을 지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입춘첩’이다.
이는 새해의 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대문이나 기둥 또는 벽에 글씨를 써서 붙이는 것을 뜻한다. 보통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긴다)’,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등의 글씨를 써 붙이며 한 해 동안 경사를 기원한다.
“우리네 옛 선조들은 새해가 되면 집 대문에 ‘입춘첩(立春帖)’을 먹글씨로 크게 써붙였다. ‘춘첩(春帖)’이라고도 하는 이 입춘첩은, 궁궐에서 설날에 문신들이 지어 올린 새해 축시 가운데서 잘된 것을 골라 대궐 기둥이나 난간에 큼지막하게 써붙이고, 새로운 한 해 나라와 백성들의 복과 건강을 기원한 데서 유래됐다. 민간으로 내려와서는 대문 좌우 양켠에 각각 써붙인다”
뿐만 아니라, ‘좌-청룡, 우-백호’라는 풍수개념을 앞세워 왼쪽 대문짝에는 ‘용 용(龍)’자, 오른쪽 대문짝에는 ‘호랑이 호(虎)’자를 큼지막하게 한자 초서체로 써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 대다수의 주거환경이 아파트로 바뀌어 그적의 풍정을 찾아볼 수가 없는 아쉬움이 있다.
송회장은 “‘입춘첩’ 나눠주는 행사를 같이 할 기관과 단체를 기다린다. 민간의 역할에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면서 “새해 복 가득 담긴 ‘입춘첩’이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3회의 개인전을 가진 송회장은 대한민국미술축전 국제아트페어전(킨텍스)에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우수상,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최우수작가상, 온고을미술대전 대상, 전라북도 미술대전 우수상, 한국 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최우수 작가상, 한얼 문예박물관 특별 기획전 특별상, 2021 대한민국 예술대상(노벨재단) 등을 수상했다.
또, 대한민국 미술축전 국제아트 페어전 등에도 참여했으며, 벽골제 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2021 세계 서예 비엔날레 초대작가를 지냈으며,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초대작가, 신춘휘호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회원, 서원수묵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의는 서원수묵연구회(010-9877-9699)./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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