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가 다음달 25일까지 올해 첫 전시로 정진용 작가(전북대교수) 의 ‘Candella–Deconstruction 해체주의’를 갖는다. '샹들리에'를 해체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이번 개인전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형성된 '새로운 장르' AI예술을 소개한다
작가는 천 위에 수묵 및 혼합재료를 사용, 작업하며, 회화, 설치, 영상, 사진 등 폭넓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그는 동양 미학적 정신성, 역사의식, 깊은 사유의 폭, 활달하고 거침없는 표현 등으로 동시대에 대한 형상과 사유를 통합하는 작가이다. 작가는 매체, 기법, 주제에 있어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전통, 근대, 동시대를 한 데 녹여내는 작업을 보여준다.
그는 전주의 한 카페에서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를 보고 홀린 듯 '감전'됐다. 오래 되어 낡을대로 낡았지만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는 그 샹들리에에 매료돼 곧바로 샹들리에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푸른색 바탕에 찬란하게 그려진 샹들리에는 노란 불빛 또는 눈이 부시도록 흰 불빛이 아름다우면서도 우수를 머금고 있다. 오래 전, 춤과 음악이 어우러지던 파티장을 말없이 지키던 샹들리에는 이제 퇴색할대로 퇴색했지만 그 빛만은 여전히 도도하다. 세월의 두께와 덧없음을 절로 느끼게 한다. 반면에 검푸른 먹바탕에 강렬하게 그려진 황금빛 샹들리에는 그 불빛이 이글이글 타올라 금방이라도 온 공간을 불태울 듯하다. 이글거리는 조명은 인간 존재의 절정의 순간과 끝없는 갈망을 절박하게 함축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작업해온 샹들리에 작품들의 이미지와 달리 분석되고 파괴되는 느낌이다.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인간이 성장하면서 학습하고 습득한 수많은 정보들을 조합한 결과물을 해체시키는 작업처럼 보인다.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예술은 인간이 창조하고 제작하는 상징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미술에서 AI 기술의 발전으로 예술의 경계와 AI 미술의 논쟁이 이슈화 되고 있다. AI 예술은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장르이며, 예술의 본질과 인간과 기계 그리고, 창의력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다.
해체주의 (Deconstruction)는 1960년대 로고스 중심주의적인 철학을 근원적으로 비판하는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 (Jacques Derrida)가 주장한 비평이론이다.
작품은 AI가 알고리즘 프로세스에 의탁하고 그 시스템은 통계적으로 추론한다. 이를 통해 데리다가 '해체라는 것이 중심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작가는 AI가 수집하고 모방한 그 모든 것들을 파괴하고 해체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존재를 화면에 그려냈다.
작가가 이번 작품 타이틀을 ‘Candellai’ 라는 새로운 명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작품 과정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AI를 시험하고 노출시킨 후, 그것을 나의 감각과 상호교환 교류 비교의 과정후에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한리안 아트이슈프로젝트 대표는 “인간이 제작한 예술과는 달리 자아, 미학적 근거, 철학 등의 개념은 AI가 창조 할 수 있는 영역이 못되고, AI는 단지 예술의 도구 연장이며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실험적 창작을 선언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인간의 예술적 창조성만은 지키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는 파괴, 해체, 풀어헤침의 행위적 관점에서의 강한 예술사조와 분해 또는 구조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새로운 존재를 구축하면서 창조된 정진용만의 해체주의를 미학을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작가는 전주출신으로,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전북대 미술학과 교수로 제직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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