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희 작가가 다음달 2일까지 왕궁 포레스토(공간 쉼표 2층) 갤러리에서 스물여덟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기획 초대전으로 꾸려진 이 자리의 주제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전시엔 모두 32점이 선보인다.
작가는 30여 년 동안 풀, 나무, 숲, 꽃잎, 별빛 등을 중심 주제로 작업해 왔다. 바로 이같은 대상 안에 내면의 사유, 마음의 감성, 몸의 감각을 반영한다.
작가는 구상을 표방한다. 하지만 현실에 있는 그대로를 화면에 재현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작가에게 다가온 어떤 장면을 자신만의 고유한 조형 언어로 창작한다. 그 결과 구상과 추상의 두툼한 경계 그 어디쯤이라고 할 수 있는 고유한 시공간이 작가의 화폭에 놓여있게 된 까닭이다.
작가는 캔버스 밑 작업을 툭툭 나이프로 칠해 자연 그대로의 풋풋하고 생생하며 무심한 듯한 느낌을 화폭에 고스란히 담는다. 그 위에 채색을 할 땐 캔버스 바탕의 일부를 작게 흩어진 듯 미세한 부분으로 남겨둔다. 추가로 덧칠을 할 때는 앞서 칠한 부분을 아주 미세하게 남기고 그 위에 칠을 하는 바, 작품에 깊이감을 준다. 그 여백은 별빛이 쏟아지듯, 꽃이 이제 막 피어나 퍼지듯 화사하고 아련한 효과를 준다. 무엇보다도 쉼과 치유를 환기하므로 화면에 보는 이의 마음을 가만히 내려놓고 오랫동안 바라보게 하는 넉넉한 휴식과 안도감이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마주치는 소소한 풍경들은 나의 삶에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토닥여 주는 싱그러운 봄날의 연두빛 새싹,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아기자기한 소품가게, 산책길에서 만나는 귀여운 참새들과 밤하늘의 달과 별들, 한결 같으며 버팀목이 되는 나무와 이름 모를 풀꽃들. 이처럼 항상 곁에 있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풍경들은 나에게 있어서 항상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가족과 벗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시나브로, 무한히 반짝이는 빛과 맑은 산소와 가슴 후련한 청정함이 넘실거린다. 이로써 생각과 감성을 유유자적하게 하는 느림도 있는가 하면 화사하고 명랑한 즐거움과 기쁨도 더러 엿보인다.
작가는“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에 나에겐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면서 “이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동행하며 느낄 수 있는 이름답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화폭에 담아 그들을 통해 만들어진 위로와 소소한 행복들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작가는 원광대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 서울·전주·가평·군산을 오가며 개인전을 열었고, 전북도립미술관, 교동미술관, 누벨백미술관, 청목미술관,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 등이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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