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수집품 채용신의 ‘화조영모도’ 청주에 오다
국립청주박물관은 고 이건희 기증 기념 청주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 조선 말 근대기 화가 채용신(1850~1941)의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 병풍을 새롭게 공개했다. 화조영모도는 10월 9일까지 전시된다.
그동안 많은 관람객의 사랑을 받았던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는 지난 20일까지 공개 후 작품의 보호를 위해 수장고로 들어갔다.
‘화조영모도’는 꽃과 나무·새·동물 등을 어우러지게 그린 그림을 뜻한다.
채용신은 무과출신 관료이면서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을 제작 총괄하는 주관화사를 역임했다. 그는 서울 출신이지만 전북 지역과 인연이 깊다. 조상 대대로 전북 지역에서 생활했고, 낙향 후에도 전주와 익산, 정읍 등에서 화실을 열고 활동하며, 우리 지역 인물들의 작품을 남겼다 고종의 어진 제작 후, 고종이 직접 변산의 채석강에서 유래해 ‘석강(石江)’이라는 호도 선물하였다 하니, 채용신과 고종의 관계가 각별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채용신은 전통적인 초상화 제작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서양화법과 사진 기술을 받아들인 근대기 초상화로 잘 알려졌지만, 초상화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이번에 공개하는 병풍은 채용신 특유의 화풍으로 꽃과 새, 동물을 표현한 작품이다.
채용신은 초상화가 가장 유명하지만, 이 외에도 산수, 화조, 영모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그렸다. 이 작품에서 그의 재능과 역량을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다.
화조영모도 병풍(비단에 색, 190×344cm)은 1918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모두 10폭으로 꽃과 새 그리고 동물을 그렸다.
그림의 좌우에는 해, 달, 물, 바위, 사슴 등이 그려져 있다. 새와 동물은 암수 한 쌍으로 하되, 시선은 서로에게 혹은 다른 곳으로 향하도록 한 점이 두드러진다.
그림의 좌·우에 해와 달, 물, 바위, 사슴, 학, 거북, 소나무 등을 그려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나 불로장생을 기원하며 이를 상징하는 10가지 자연물을 담은 십장생도(十長生圖)를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도 새와 동물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새와 동물은 암수 한 쌍으로, 시선은 서로에게 혹은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양수관장은 “찾아오는 관람객이 늘어나고 있으며 여러 번 관람하는 이들도 많이 눈에 띈다”며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공개되는 이건희 수집품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감상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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