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향자가 23일부터 2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JMA 스페이스에서 제9회 개인전을 갖는다.
이 자리는 지나왔던 편한 길을 답습하지 않고 계속해서 문인화의 현대성에 대한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문인화의 ‘현대성’을 탐구해 왔다. 그는 문인화의 전통적 기법을 기본으로 하되 더 나아가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실천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사물의 세부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사의(寫意), 즉 사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문인화의 전통은 따르되, 그가 사용하는 재료나 기법은 생경한 부분이 있다. 그는 석채, 분채뿐만 아니라 아크릴, 옻 등을 사용하거나 입체적인 표현이 두드러지는 부조와 판화로의 응용까지 문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대표적으로 붉은 소나무 한 그루가 그려진 '소나무3' 은 단단한 나무 기둥은 비교적 뚜렷한 질감과 색채로 나타나면서, 가느다란 줄기와 잎사귀들은 추상적으로 양감이 강조되어 있다. 이같은 표현은 '흰구름'에서도 마찬가지로 두 가지 상반된 표현이 공존하는 화면 구성이 나타나면서, 더 나아가 여타 문인화에서는 보기 힘든 과감한 채색이 돋보인다.
본래 문인화는 ‘문인(文人)이 그린 그림’이라는 뜻이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변화되어 왔으므로 간단히 정의 내리기 힘든 용어이자 분야이다. 중국에서 발원되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문인화의 표현방식이 각기 다르게 뻗어나간 것처럼, 정향자 작가는 갈고닦은 전통 문인화의 토대 위에 자신만의 ‘문인화’를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문인화의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작가는 예원예술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한·중 수교 30주년 초대전'(청목미술관, 전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주) 등을 비롯,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전국온고을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최우수상(2005),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특선 및 입선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전북도립미술관과 장수군청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및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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