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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전주부채문화관, 선자장 보유자 김동식 초대전 ‘김동식의 백선(白扇)’

전주부채문화관은 29일까지 국가무형문화재 선자장 보유자 김동식 초대전 ‘김동식의 백선(白扇)’을 갖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동식 선자장의 합죽선 신작과 대표 작품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김선자장은 저시에 백선(白扇)만을 선보인다. 합죽선은 변죽에 어피, 대모, 나전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치장을 할 수 있고, 선면에 그림을 그려 넣을 수 있지만, 합죽선의 가장 근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치장을 빼고 백선으로만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에 소개하는 백선 중 조선시대에 황실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오십개의 살로 이루어져 백번이 접히는‘오십살백(百)접선’을 선보인다. 조선시대에 부채는 고가의 사치품으로 신분에 따라 부채살수에 제한을 두었다. 왕실 직계만이 부채살이 50개인‘오십살백(百)접선’을 사용할 수 있었고, 사대부는 사십살, 이하 중인과 상민은 그보다 살을 적게 넣었다. 김동식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오십살백(百)접선은 총 가로 길이가 84cm에 이르는 대형부채로 수공으로만 제작이 가능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수공으로 제작되어 신경 쓸 부분이 많지만 김동식 선자장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부채‘등’에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 부채 등은 부채 손잡이 부분의 가장 끝 부분으로 버선코 모양과 닮아 있다. 직사각형 네모난 나무 조각을 ‘짜구’라는 도구를 이용해 모양을 낸 후 수많은 손질을 통해 부채의 끝을 고운 선으로 만들어 낸다. 김동식 선자장은 “부채 등은 부채의 대들보와 같은 역할로 부채 등을 너무 뾰족하게 깎으면 부채가 가벼워 보이고 너무 뭉뚝하면 부채가 가진 고유의 미를 해친다”고 말했다. 유창목, 보고테, 대추나무, 먹감나무, 흑단, 퍼플하트(자심목)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부채 등을 제작했다.
김동식은 1943년 전주시 인후동 가재미 마을에서 출생, 14세가 되던 1956년 당시 합죽선을 가업으로 이어오던 외조부 라학천(羅鶴千)을 스승으로 합죽선과 연(緣)을 맺었다. 그의 외가는 140년 동안 부채를 만들어 온 부채 명가다. 외증조부때부터 부채를 만들어 왔으며 그의 외조부는 고종 황제에게 합죽선을 진상할 만큼 뛰어난 합죽선 명인(名人)이었다. 그 기술은 3대 라이선, 라태순, 그리고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라태용 선생에게로 이어졌다. 김동식은 외가의 가업을 4대째 대물림하고 있고 아들 김대성(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며느리 장현정(국가무형문화재 전수장학생)이 5대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식의 손자 김민후(국가무형문화재 전수장학생)도 할아버지에게 합죽선을 배우고 있어 외증조부로부터 시작된 기술이 손자에게까지 이어지면서 전통 합죽선의 맥을 지키고 있다.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 첫 번째 선자장으로 지정, 전통 합죽선을 보전하고 전수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선자장은 “현대적인 것에 사람들이 눈을 돌릴 때 어떻게 하면 우리 전통의 방식을 지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수공의 작업을 고수했다”면서 “전통 합죽선의 가장 근본적인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치장을 최대한 줄인 백선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