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향교 앞 갤러리 한옥이 11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신년특별기획전을 마련했다.
계묘년을 맞아 '문턱 낮춘 열린 미술관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작가들에게는 전시 및 수익 창출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 기획으로 토끼 관련 작품과 신작으로 전시를 선보인다.
“토끼는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 본디 이 땅에 서식하던 토끼는 멧토끼로 회색, 갈색 털을 가지고 있다. 흔히 떠올리는 흰색 털의 토끼는 색소결핍증[Albino] 토끼이거나 20세기 전반에 수입된 외래종이다.
따라서 가끔 보이는 흰색 토끼가 조상들의 눈에는 퍽 신기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천 년을 사는데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兔壽千歲 五百歲毛變白)”라는 기록을 남겼다.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 넣은 것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회화, ‘화조영모도’에 등장하는 토끼가 흰색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넣은 조상들의 상상력이 놀랍지 않은가. 토끼의 지능은 50으로 호랑이(45), 거북이(20)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를 어찌 알았는지 조상들은 토끼를 꾀 많고 교활한 동물로 인식했다. 토끼는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사는데 신기하게도 굴을 한 개가 아니라 세 개 이상 파는 습성이있다. 이는 생태 피라미드 맨 하단에 위치한 초식 동물 토끼의 생존 전략일테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토끼의 습성에 ‘꾀쟁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토끼는 ‘꾀쟁이 토끼’ 유형의 설화에서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위기에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하는 영민한 동물로 묘사하며, 판소리 ‘수궁가’와 한글소설 ‘별주부전(鼈主簿傳)’에서는 부패한 권력을 풍자하는 지혜로운 서민의 대변자로 나온다.
‘파트1’은 1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김영민, 유혜인, 최동순, 차유림, 서혜연, 송영란, 이성옥, 송민호, 양청문, 김선희가 작품을 냈다. 장르는 한국화, 서양화, 문인화다.
송민호작가는 방아 찧는 토끼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인들이 달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달 속에서 방아 찧는 토끼의 모습 아닐까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토끼는 달나라의 계수나무 아래 절구에서 방아를 찧고 있을까? 토끼는 달에서 영생의 불사약(不死藥), 즉 선약(仙藥)을 만드느라 절구질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 누가 선약을 먹는가. 바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의인이 선약을 받는다. 그럼 누가 의인인가. 부끄러움(恥)을 아는 자가 의인이다. 나아가고 물러설 때를 아는 게 지혜이고 염치를 아는 자가 의인이다.
이성옥 작가의 화면은 어디선가 한 번은 만난 듯한 익숙한 세계가 아닌 전혀 새로운 세계의 창조같다. 세련되고 유려한, 몽환적이고 신비한, 강렬하고 표현적인, 화사하고 우아한 요소들과 동양적 신비와 서양적 냉철한 합리, 추상과 기하, 무작위적 선과 공간 등이 뒤섞인 세계를 구현한다. 작가의 작품은 차이와 반복을 생각나게 하는데, 비슷한 꽃 이미지나 식물의 형상이 반복해 등장하지만 작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반복해 나타난다.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면 전시된 두 점의 작품에 각각 2마리의 토끼가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 명제는 ‘파라다이스’이니 곧 지상낙원을 의미한다.
올해 2023년은 육십 간지 중 마흔 번째 해인 ‘계묘년(癸卯年)으로 토끼 해다. 10간(干)의 마지막인 계(癸)와 12지(支) 중 네 번째 동물 토끼인 묘(卯)가 만난 해. 계가 색깔로는 검은색을 뜻해 ‘검은 토끼의 해’로도 불린다. 양청문은 서각으로 검은 토끼의 모습을 팠다.
김영민, 차유림, 서혜연 등은 서양화로 토끼의 모습을 담았다.
이택구 관장은 “진입 문턱을 낮춘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의도이며, 연약한 존재가 아닌, 토끼답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염원을 담은 작품으로 예상이 된다”면서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고 한해를 복되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했다.
‘파트2’은 다음달 1일부터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이종근기자
계묘년을 맞아 '문턱 낮춘 열린 미술관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 작가들에게는 전시 및 수익 창출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 기획으로 토끼 관련 작품과 신작으로 전시를 선보인다.
“토끼는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 본디 이 땅에 서식하던 토끼는 멧토끼로 회색, 갈색 털을 가지고 있다. 흔히 떠올리는 흰색 털의 토끼는 색소결핍증[Albino] 토끼이거나 20세기 전반에 수입된 외래종이다.
따라서 가끔 보이는 흰색 토끼가 조상들의 눈에는 퍽 신기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선 후기 실학자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토끼는 1천 년을 사는데 5백 년이 되면 털이 희게 변한다고 한다(兔壽千歲 五百歲毛變白)”라는 기록을 남겼다.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 넣은 것이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회화, ‘화조영모도’에 등장하는 토끼가 흰색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흰 토끼에 장수의 의미를 불어넣은 조상들의 상상력이 놀랍지 않은가. 토끼의 지능은 50으로 호랑이(45), 거북이(20)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를 어찌 알았는지 조상들은 토끼를 꾀 많고 교활한 동물로 인식했다. 토끼는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사는데 신기하게도 굴을 한 개가 아니라 세 개 이상 파는 습성이있다. 이는 생태 피라미드 맨 하단에 위치한 초식 동물 토끼의 생존 전략일테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토끼의 습성에 ‘꾀쟁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하였다. 토끼는 ‘꾀쟁이 토끼’ 유형의 설화에서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힐 위기에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하는 영민한 동물로 묘사하며, 판소리 ‘수궁가’와 한글소설 ‘별주부전(鼈主簿傳)’에서는 부패한 권력을 풍자하는 지혜로운 서민의 대변자로 나온다.
‘파트1’은 11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김영민, 유혜인, 최동순, 차유림, 서혜연, 송영란, 이성옥, 송민호, 양청문, 김선희가 작품을 냈다. 장르는 한국화, 서양화, 문인화다.
송민호작가는 방아 찧는 토끼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인들이 달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달 속에서 방아 찧는 토끼의 모습 아닐까 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토끼는 달나라의 계수나무 아래 절구에서 방아를 찧고 있을까? 토끼는 달에서 영생의 불사약(不死藥), 즉 선약(仙藥)을 만드느라 절구질을 한다는 것이다. 그럼 누가 선약을 먹는가. 바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의인이 선약을 받는다. 그럼 누가 의인인가. 부끄러움(恥)을 아는 자가 의인이다. 나아가고 물러설 때를 아는 게 지혜이고 염치를 아는 자가 의인이다.
이성옥 작가의 화면은 어디선가 한 번은 만난 듯한 익숙한 세계가 아닌 전혀 새로운 세계의 창조같다. 세련되고 유려한, 몽환적이고 신비한, 강렬하고 표현적인, 화사하고 우아한 요소들과 동양적 신비와 서양적 냉철한 합리, 추상과 기하, 무작위적 선과 공간 등이 뒤섞인 세계를 구현한다. 작가의 작품은 차이와 반복을 생각나게 하는데, 비슷한 꽃 이미지나 식물의 형상이 반복해 등장하지만 작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반복해 나타난다.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면 전시된 두 점의 작품에 각각 2마리의 토끼가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 명제는 ‘파라다이스’이니 곧 지상낙원을 의미한다.
올해 2023년은 육십 간지 중 마흔 번째 해인 ‘계묘년(癸卯年)으로 토끼 해다. 10간(干)의 마지막인 계(癸)와 12지(支) 중 네 번째 동물 토끼인 묘(卯)가 만난 해. 계가 색깔로는 검은색을 뜻해 ‘검은 토끼의 해’로도 불린다. 양청문은 서각으로 검은 토끼의 모습을 팠다.
김영민, 차유림, 서혜연 등은 서양화로 토끼의 모습을 담았다.
이택구 관장은 “진입 문턱을 낮춘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의도이며, 연약한 존재가 아닌, 토끼답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염원을 담은 작품으로 예상이 된다”면서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고 한해를 복되게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했다.
‘파트2’은 다음달 1일부터 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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