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군산출신 손석 작가가 6일부터 20일까지 전주 청목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작가는 물감을 쌓아올리는 방법으로 화면을 구축,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독특한 화법으로 회화에 3차원적인 공간적 넓이를 부여하여, 손석 특유의 공중에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같이 완성된 작가의 입체 작품은 시각적인 환영과 함께 정신적, 관념적 요소들이 함축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도자기’를 소재로 한 작품과 사람의 ‘얼굴’, ‘코끼리’, ‘사슴벌레’와 같은 동물을 등장시킨 작품 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 부제인 ‘L'attente’는 ‘기다림, 대기(待期)’의 의미로 ‘뭔가 준비를 마치고 외부의 개입이나 간섭을 기다리고 있는 유연하고 개방된 상태’를 가리킨다. 어떤 것의 개입으로 순간순간 임시적 의미가 만들어지는 것, 외부에서 영감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등의 의미를 포함한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층층이 쌓아올려 벽모양의 기다란 블록을 구축한 다음 다시 그 위에 물감을 겹쳐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두터운 물감 층으로 이뤄진 요철의 높이를 가장자리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도록 조절하여 반원형의 화면을 구성한 다음, 그 위에 무수한 색점들을 올려 이미지를 완성한다.
수작업으로 올려진 블록 위의 색점들은 점에서 면으로 확장되어 도자기나 코끼리와 같은 형상을 나타내고 있는 바 이같이 만들어진 이미지는 바라보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변화할 뿐 아니라 반원형의 화면으로 인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준다.
“‘얼굴’, ‘코끼리’, ‘사슴벌레’와 같은 동물 등은 주변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소재들입니다. 물감으로 단단하게 쌓아 올려진 화면은 갈라진 회벽과 같은 느낌과 함께 마치 오랜시간 퇴적되어 만들어진 것 같은 무게감과 깊이감을 가지고 있으며, 작가는 이러한 우툴두툴한 표면 위에 도자기의 균열, 코끼리의 피부 등을 유기적으로 접목시켜 소재의 질감을 조각적으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입체적 이미지와 물감 층으로 이뤄진 깊이감 있는 화면으로 관객에게 단순한 시각적 보기 이외의 촉각적 감상을 유도, 시각적 요소와 촉각적 요소들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이내믹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무엇보다도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이미지로 보는 이에게 다양한 느낌과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며, 감각적 유희의 차원을 넘어 처음부터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존재의 인식 자체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작품은 보는 이의 시각과 조명의 양에 따라 이미지와 색채가 홀로그램처럼 변한다. 특히 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이미지의 나타남과 사라짐이 반복되며, 화면을 빠져 나와 공기 속에 고요히 뜨는 듯한 입체적 이미지와 촉감을 느끼게 한다. 작가는 지난 95년 프랑스로 건너가 아트 파리, 아르코, 마미애미, 밀라노, 아트 런던 등 국제 아트페어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제8대학 조형미술학 학사, 석사로 군산아트쇼 손석 특별전, 가나아트 초대전, 홍콩 서울옥션 개인 초대전, 가나아트 초대전 등을 가진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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