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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유승옥,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개인전, 윤회하는 인간 삶에 대한 은유를 보여준다





유승옥이 2일부터 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사아트센터 6전시실)에서 17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테마는 '내재한 잠재의식의 텍스처(texture), 윤회(輪廻)'다. 작가는 그동안 달항아리(백자대호)를 모티브로 전통적인 소재들을 밝은 색깔과 단순한 형태로 삶에 대한 은유를 보여주었다. 작품은 현대의 삶 속에서 결코 새롭거나 난해한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이야기로 우리에게 접근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항아리가 해체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어느 때보다 작가의 순수한 예술적 욕구와 내면의 울림에 집중된 전시다. 작품마다 넓은 원이 등장하는 것도 이전의 전시와 차별성을 갖는다. 만다라와 윤회를 상징하는 거대한 원은 그 주변을 무한반복적으로 둘러싼 기와집의 패턴으로 장식을 하고 있다.
반복된 기와집은 즉흥적 붓질과 나이프 행위의 조형적 작업 위에 그려지며, 강렬한 보색 대비와 구성, 율동, 그리고 조화의 묘한 리듬감으로 자리한다. 이는 자유 의지의 표출이며 내면 욕구의 분출, 더 나아가 관념적인 무의식의 행위가 작용하면서 만들어진 것 이리라.
이스탄불과 제주여행의 여정이 잘 스며든 색상의 변주가 이 가을, 내 삶에 기분좋은 낙관을 찍게 할 듯한 느낌이다.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우리의 뿌리이며 감성이다.
전통을 근간으로 한국적 서정성을 담은 생명감을 창출해 생명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상기시킨다. 한국성을 근간으로 거친 질감과 숨 가쁘게 펼쳐지는 빠른 터치로 인해 어두운 그늘 속에서 잠재해 있다가 어느 순간 밝은 빛을 반짝이며 현세와 내세를 오고가는 윤회의 굴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유발한다.
표현주의적 어법으로 형태자체보단 그 형태 속에 감추어진 보이지 않는 정신적 의미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소박하지만 가볍지 않고, 거칠지만 담담한 편안함을 보여준다. 자연스러운 비정형의 형태는 가장 한국적인 선을 보여주며, 보는 사람들에게 푸근하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넉넉함과 온유함을 끌어안은 달 항아리는 보편적인 한국적 정서를 아주 단단하면서도 은은하게 투영하고 있다. 시간과 자연을 담아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 또, 해와 달, 호랑이, 매화 등 민화에서 보여 지는 소재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푸근하고 여유로운 해학의 모습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작가는 300 여회의 기획 초대전 및 단체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상형전, 색깔로 만난 사람들,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