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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전북의 불꽃Ⅱ'전, 청목미술관서 김스미 등 4명 전시

<새전북신문> '4명의 화가가 펼치는 불꽃 같은 열정 보러오세요'

전주 청목미술관이 18일부터 29일까지 '전북의 불꽃Ⅱ'전을 갖는다.

이 전시는 100호 이상의 대형 회화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만큼 작가별 작품별 특유의 강렬한 아우라가 전시장에 가득하다.

전시는 김스미, 이철규, 정진용, 조헌 등 4명의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 

 참여 작가들은 시각예술계의 중추이며 자부심과 긍지가 되는 위치에 있다. 

 전북 출신의 중견에서 신진 사이의 작가를 집중 조명, 시각적 역량을 가늠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김스미, 달항아리에 스미다

김스미 작가는 힘들고 어려울 때 마다 달을 바라보며 빌었던 우리네 달항아리(백자대호)를 평면 회화로 구성했다. 달항아리 그림의 에너지와 파장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정서를 보듬는 색채 심리의 무의식적 치유의 모티브를 형상화했다.

 이에 한없이 품어 줄 것 같은 은은한 부드러움을 지닌 달을 바라보며 우리네 삶의 파노라마가 오버랩되어 달항아리마저도 온전한 존재의 영역을 향해가는 힘든 여정을 투영하는 정서의 대상으로 승화시켰다. 이전에 선보인 작품들보다 보다 더 정교한 가운데 따사로운 스토리가 흐르고  있음이 감지된다.

이철규, 상생의 의미를 녹여내다

이철규 작가의 개금 작업은 황금만능주의의 대표적 상징인 금(金, Gold)이라는 ‘물질적인 것’과 자연과 하나 되는 아이콘들 즉 ‘정신적인 것’을 화면에 상징적으로 배치해 부자와 빈자, 자연과 인간, 음과 양,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 등의 조화로운 합(合,Unity), 즉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상생의 장을 구현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최근 6년 동안 작품에 눈에 띄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금과 한지의 결합’이다. 금은 영원불멸의 가치와 동시에 황금만능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서 금은 두 의미를 담아낸다. 또,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과의 소통을 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구연하려 하고 있다.

정진용, 끝없는 갈망을 담다

정진용은 전주의 한 카페에서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를 보고 홀린 듯 '감전'됐다. 오래 되어 낡을대로 낡았지만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는 그 샹들리에에 매료돼 곧바로 샹들리에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푸른색 바탕에 찬란하게 그려진 샹들리에는 노란 불빛 또는 눈이 부시도록 흰 불빛이 아름다우면서도 우수를 머금고 있다. 오래 전, 춤과 음악이 어우러지던 파티장을 말없이 지키던 샹들리에는 이제 퇴색할대로 퇴색했지만 그 빛만은 여전히 도도하다. 세월의 두께와 덧없음을 절로 느끼게 한다. 반면에 검푸른 먹바탕에 강렬하게 그려진 황금빛 샹들리에는 그 불빛이 이글이글 타올라 금방이라도 온 공간을 불태울 듯하다. 이글거리는 조명은 인간 존재의 절정의 순간과 끝없는 갈망을 절박하게 함축하고 있다.

조헌, 내재된 욕망의 끝을 페인팅하다.

조헌의 작품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재된 욕망을 말한다. 과감하게 단색으로 칠해진 배경을 뒤로 하고 단독으로 설정된 사람과 개의 얼굴들은 어딘지 모르게 우울하고 어두워 보이는 정색에 가까운 무표정을 하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정한 형상을 빌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 작가만의 특징이다.

작가는 시간이 스며들어 형태까지 무너진 경계가 모호한 풍경이나 공간을 통해 누구든 한번쯤 경험했을, 그런 상황들을 하나하나 제시하고 있다. 관객들이 자신의 일상과 경험에서 느끼는 데쟈뷰로 작가가 가지는 느낌의 무게를 공감하게 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전시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주관의‘2022 민간문화시설 기획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된 사업으로 열리게 됐다.

 같은 사업에서 두 번째 전시다.

 앞서 '전북의 불꽃Ⅰ'전은 지난 7월 12일부터 25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린 바 있다./이종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