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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인문학 스토리] 정읍 황토현전적지에 임영선 작 '불멸 바람길' 제막







[인문학 스토리] 정읍 황토현전적지에 임영선 작 '불멸 바람길' 제막

정읍시는 25일 정읍 황토현전적지에서 동학농민혁명 동상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임영선 작 '불멸 바람길'이 선보였다.
임영선 가천대교수는 중앙미술대전 조각 부문 장려상에 입상한 실력파로 대한민국에서 동상 인물 표현에 가장 실력이 뛰어난 조각가로 정평이 나 있다.
‘불멸, 바람길’은 고부에서 봉기를 시작으로 한 동학농민혁명군의 행렬 이미지를 부조, 투조, 환조의 기법을 활용해 제작한 군상(群像) 조각이다.
전체적인 작품 배치를 사람인(人)의 형상으로 배치했으며, 이는 동학의 인본주의 사상이 작품 전체구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은 일반적으로 설치되는 조형물과 차별화된 계획으로 특정 인물이 강조되어 높은 좌대 위에 설치되는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형식을 지양했다.
행렬의 선두에 선 전봉준 장군의 크기와 위치를 민초들과 수평적으로 배치,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갓을 벗어버린 채로 들고 가는 전봉준 장군 동상은 신분제의 차별을 스스로 내려놓아 신분제의 차별을 없애고 불합리한 모순을 개혁하려고 하는 혁명가의 의지가 돋보인다.
앞서 정읍시가 문화재청의 현상변경을 받아 친일 작가 작품으로 지적돼온 황토현전적지(사적 제295호) 내 전봉준장군 동상과 부조를 2019년 9월 13일 철거했다.
전봉준 장군 동상은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된 조각가 김경승(1915~1992)의 작품으로 반봉건, 반외세를 외쳤던 동학농민혁명의 의미가 친일 작가가 만든 조각상으로 인해 퇴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철거된 동상은 이동과정에서 훼손을 막기 위해 포장 작업을 거쳐 정읍시립박물관에 이전하여 보관하고 있다.
유진섭 정읍시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사상과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역사의 한 장면에 시민들이 어우러져 동참하며, 이름 모를 농민군들의 희생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식이 결여된 조각가가 제작한 전봉준장군 동상 철거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학계와 시민들의 염원을 받드는 것이 동학농민군이 꿈꿔왔던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롭게 제작할 예정인 동학농민혁명 동상은 과거 수직적 위계질서의 구도를 타파한 수평적 작품으로 동학의 인내천 정신을 더욱 살리는 작품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정읍황토현전적지는 1894년 동학농민군이 관군과의 최초의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장소로 이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농민군이 대승을 거둔 ‘황토현전승일’을 기리기 위해 5월 11일을 “동학농민혁명 기념일”로 제정하고 매년 국가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3번지 황토현 전적(사적 제295호)에 국가사업으로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이 새롭게 조성됐다.
지난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식과 함께 문을 연 기념공원에는 기존 시설에 더해 동학농민혁명에 관련된 무기, 생활용품, 기록물 등을 전시·보존하고 있는 전시관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추모관이 들어섰다.
또한 기념공원 중앙에는 동학농민군이 봉기했던 전국 90개 지역을 상징하는 90개의 ‘울림의 기둥’이 세워졌다
이 흰색의 기둥은 무명옷을 입은 농민군을 상징함과 동시에 혁명의 순수성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새롭게 개관한 전시관 중앙에 자리한 원형 디자인 조형물은 농민들이 낡은 제도에 맞서 죽창을 들고 일어나 강인한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교육·연수·역사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연수동과 캠핑장도 들어서 동학농민혁명의 전개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교육 현장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시는 25일 황토현 전적지에서 ‘녹두꽃, 다시 피다!’ 슬로건으로 동학농민혁명 동상 제막 축하행사를 개최했다.
식전행사(태권도 시범단 공연, 동상 메이킹 영상 및 기념공원 홍보영상 상영)에 이어 경과보고, 기념식 및 제막 퍼포먼스,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