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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용담

[27] 안천면 승금(勝金)



 

안천면 승금(勝金)은 서쪽으로 금강상류가 흐르고 남쪽으로는 신지천이 흐르는 용담과 정천면의 경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로, 옛날엔 배목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마을엔 수령이 1백여년 되는 정자나무가 마을의 당산목으로 서있기도 했습니다. ‘배목 또는 주항(舟項) 아래뜸 뒷산은 인감룡으로 들어오고, 자계방에서 물이 들어와, 미방으로 나간다. 좌선룡이며 양생득수에 소총파이다. 따라서, 자손이 총명, 준수하며, 온순한 마을의 터이다. 관방에서 물이 모여들어 횡재는 있으나 가까운 사격은 각 먼사격은 응하였으니 앞에는 흉하나 뒤에는 길한 터이다. 배목마을 웃뜸은 뒷산이 감계룡, 우선룡이며 오른쪽 백호는 소의 뿔과 같은 형국으로 마을을 돌아 감싸서 반달격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셋째 아들이 과거에 오르게 되는 터이다. 진방에 녹존산이 첩첩이 둘러 있어 일부다처의 형국이다. 아들산에 해당하는 산이 오향으로 앉아 있으니 인물이 준수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이 나오는 터이다. 신봉이 굽어져 있어 벼슬하는 인물이 나오며 사총파가 되어 귀건방으로 물이 흐르기 때문에 크게 좋은 터이다. 귀원수가 비치고 있어 이 터에서는 귀인이 나온다. 또한 거북사격이 있으니 부귀쌍전하며, 천건득수이니 자손은 총명하고 인물이 준수하며 마을과 집안의 화목을 누리며 순리대로 이루고 호걸이 나오는 큰 터이다

이는 이 마을의 결록(訣錄)'입니다. 1998년 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바위 위에 커다란 소나무 한그루가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성남강 나루터는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 성남 마을에서 안천면 삼락리 승금 마을 사이엔 장수군과 진안군에서 발원한 금강이 큰 물길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성남 마을에서 승금 마을로 가려는 길손은 반드시 이 강을 건너야 했으므로 나룻배가 필요했고 자연히 나루가 형성됐습니다. 이후에도 두 마을을 잇는 다리와 도로는 건설되지 못하였고 용담댐이 건설되면서 두 마을은 모두 수몰됐습니다. 수몰 이전 성남 마을에는 나루를 나타내는 흔적으로 한자로 귀범(歸帆)’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나루터 자리는 용담댐 건설로 수몰됐습니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굳건히 뿌리를 내리는 생명력을 뽐내며, 굽이치고 옹이 박힌 모습으로 삶을 위로 하고 희망을 전합니다. '꿋꿋하게 높고 큰 소나무'라는 뜻인 낙락장송은 사철 변치 않는 푸름과 청정한 기상의 강인한 생명력을 본받아 지조·절조·절개 같은 선비 정신과 연관 지을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 역할로 자주 인용되기도 합니다. 마을의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멀리서보면 넓게 뻗은 가지들과 어우러져 마치 한 마리의 사슴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나요. 세상의 모든 나무가 그러하지만, 유독 사람에게 편안한 마음을 건네주는 승금마을의 이 나무가 오늘따라 슬퍼보이는 것은 왜 일까요. <=이종근 기자, 사진=이철수 용담호사진문화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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