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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풍남수성가(豊南守城歌)

 

 

한옥마을은 오늘처럼 은은한 달빛을 받을 때 가장 우아합니다. 무엇보다도 해가 지면 요즘의 풍남문은 아예 빛의 옷을 입고 멋을 부리고 있네요. 별빛 아래 겹겹의 기와지붕이 파도를 이루는 듯합니다.

이 밤에 풍남문을 바라 보니, 너비 47m 높이 16.2m의 스크린 위로 온갖 조명이 춤춥니다. 용이 대지를 휘감고 하늘로 오르자, 부채춤 공연과 비보이의 현란한 몸짓이 이어집니다. 어느 야외극장의 공연 얘기가 아닙니다. 전주에 새로 등장한 미디어 파사드(건축물에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 얘기입니다. ‘풍남문 빛의 옷을 입다공연이 오는 7월까지 이어집니다. 이곳엔 기억에 남는 밤 문화를 전주에 이식하고자 하는 바람이 고스란히 얹혀 있습니다.

공연은 약 10분 길이로 짧은 편이지만 1300년 전주의 역사처럼 길다는 생각입니다. 후백제의 수도였을 때 전주의 모습과 그래피티·비보잉 등을 그린 감각적인 영상이 전주비빔밥처럼 현란하게 뒤섞입니다. 성벽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지 않나요. 오늘밤의 풍남문 문루는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빛납니다. 여러분들은 풍남수성가(豊南守城歌)’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한옥마을의 자존심 풍남수성가(豊南守城歌)’

 

풍남수성(豊南守城)은 전주시 전동의 풍남문(豊南門)을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풍남문은 보물 제308호로 옛 전주성의 남문으로, 전주를 둘러싼 성곽의 남쪽 출입문에 해당합니다.

임진왜란 때 전주성을 지킨 전의이씨의 후손 충경공 이정란장군 추향제가 전주성 수성을 기념해 매년 완산구 동서학동 충경사(忠景祠)에서 봉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 참석자들이 '풍남수성가'를 합창하는 까닭을 아십니까.

송하선시인(우석대 명예교수)1980년대 초, 전 국회의원 이철승의 숙부 수찬씨가 이정란장군의 전기를 선물하면서 그의 충정과 관련된 노래를 만들어 제사때마다 부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까닭에 노랫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충경사는 임진왜란 당시 700명의 의병을 이끌고 전주성을 왜적으로부터 지킨 공으로 충경이라는 시호를 받은 의병장 이정란선생을 모시고 있으며, 시내의 도로명 충경로는 바로 그로부터 비롯됩니다.

이정란장군과 의병들의 모습을 재현한 약무전주시무국가(若無全州是無國家, 전주가 없었더라면 나라도 없다는 의미)’ 행사가 전주 시내 객사 등 도심에서 펼쳐진 적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지난 좁은목 방문자들이 의미도 모른 채 약수물을 떠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웅치전투(熊峙戰鬪)는 임진왜란 초기의 전투 중의 하나입니다. 1592년 음력 77일 전라도 웅치 방어선에서 벌인 전투로 김제군수 정담과 휘하 관군과 의병이 합류했지만 수백명이 전사하면서 결국, 패배합니다. 바로 이때 이정란장군이 전주성 안으로 들어가 백성들을 수습하고 전주를 굳게 지켰습니다.

 

 

풍남수성가(송하선 작사이준복 작곡)

 

1:남고산성 쌓인 돌은 옛-날을 되새기고 전주천 흐르는 물 그-날을 얘기한다. --충경공 임진왜란때 그 님이여, 거룩하고 깊으신 뜻 전주성을 지키셨네.

(후렴) 그 승전보 길이길이 세마평에 넘치고, 그 충-절 길이길이 전주천에 흐른다.

2:임진왜란 위급할 때 의-병을 모집하여 왜놈들을 무찌르고 민-심을 수습했네. --충경 공 슬기로운 그 님의 뜻, 전주성을 수호하고 왕조실록 보전했네.

 

 

풍남문이 열려야 전주가 발전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주대 송화섭교수는 풍남문과 사통팔달 도로는 500년 전 그대로인데, 남문이 옹성에 갇혀 있으니 풍남문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문을 열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풍남문을 보호할 목적에서 1978년 구축한 옹성(甕城)이 시내 진입을 차단함으로써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제각각입니다. 여러분들은 풍남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지금처럼 사람의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잊혀져 가는 전주의 노래

 

전주의 노래(김해강 작사, 강병규 작곡)

 

발산(鉢山)에 돋는 해와 기린의 달이 서운이 감도는 일곱 뫼 뿌리. 역사도 유구하다 후백제 서울. 비사벌 우리 전주 호남제일성. 문화를 자랑하는 밝은 도시로 빛나라 꽃 피어라 천년만세로.

 

전주왈츠(유호 작사, 손석우 작곡, 송민도 노래)

그대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풍남문 종소리에 나를 깨워서 남고산성 달빛 아래 나를 재워주.

(후렴) - - 덧없이 세월은 흘러가도 백제 서울 옛 꿈은 마냥 새로워.

그대가 홀로 지나가는 길손이라면 모악골 길목마다 정을 남기고 기린봉 넘어 울면서 가리.

 

그대의 마음 말해주기 부끄럽다면 덕진 못 맑은 물에 비쳐 주거나 한벽루의 옥돌처럼 간직해 두오.

 

 

전주의 찬가(하중희 작사, 김강섭 작곡, 김상희 노래)

 

완산칠봉 넘어오는 봄 아가씨 개나리 저고리에 진달래 처녀 풍남문 돌아서 오실 때에는 어느새 정이 드는 전주라 네~

 

(후렴) 내 사랑 전주에 모두 바치고 푸른 꿈 열어가며 여기 살겠네.

 

덕진연못 넘어오는 푸른 바람은 여름밤 부채처럼 근심을 쫓네 오목대 돌아서 가실 때에는 새들도 쉬어드는 전주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