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순수 문인들이 출자해 만든 출판사가 전국 최초로 전주에 문을 열었다.
김용택, 이병천 안도현, 이병초, 문태준, 유강희, 김완준 등 중견 문인 20여 명이 각 500만원씩 사재를 털어 1억원의 자본금으로 만든 ‘모악’(대표 김완준, 소설가)이 바로 그것이다.
문인들이 출자를 통해 출판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많이 팔리는 책보단 꾸준히 읽혀지는 콘텐츠로 서울 시장 공략을 겨냥하고 있단다. 모악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책’을 지향하면서, 앞으로 시, 소설은 물론 문학 저변 확대를 위한 인문서 등을 펴낼 계획이다. 유성호의 문학입문서와 송찬호시인의 어른을 위한 동화 등은 머지 않아 출판키로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다.
김대표는 좋은 원고들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출판사에서 소위 메이저급 못지 않은 동등한 원고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정양(75) 시인이 최근에 펴낸 시집 '헛디디며 헛짚으며'가 모악 출판사의 첫 책이다. 시집의 포장은 세련미를 더하고 있으며, 내용물의 용지도 클래식한 느낌이 강하다. 수록된 시편들 또한 문학성이 극도로 융슝하다. 시인은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가 세상의 맹점을 짚고 있는 시인은 그곳에서 딸려오는 기쁨과 슬픔과 노여움과 애잔함까지 한 덩어리로 끌어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모악시인선’의 첫 번째 작품집으로, 문태준, 손택수, 박성우 등 중견 시인 3명이 기획위원을 맡아 진행한 바, 앞으로도 엄선한 저서만을 출간할 생각이다.
김대표는 "지난해 문학권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학판 안에서 자기반성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오로지 상업적인 목표만을 위해 출간하는 출판사 행태에 대한 반성, 자구책으로 출판사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충남 부여출신으로 서울예술대와 경희사이버대를 거쳐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당선 작가로 데뷔했으며, 살림출판사와 시공사에서 문예지와 국내외 문학 도서를 기획, 출판한 전문가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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