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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꽃피는 전라감영 회화나무

 

 

 

 

 

 

  구 전북도청 건물 틈바구니에서 가까스로 연명해온 회화나무가 해방됐다. 전라감영 복원으로 인해 회화나무에게 위협을 가해온 건물들이 하나둘씩 자취를 감춘 게 그 원인이다.
 150살 정도 됐다고 하는데, 지금 그자리가 500년전 호남을 호령했던 전라감영 감사 집무실인 선화당이 있던 곳이다. 선비나무, 학자수로도 불리던 절개의 상징 회화나무는 한옥마을 태조로에 심어진 가로수로, 살아 생전  작촌 조병희선생은 수령을 250년으로 보았다.
 이 회화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 바,  안내문에는 전주객사에서 과거시험에 낙방한 선비가 죽어서 환신해 이 회화나무가 되었으며, 그의 넋을 달래기 위해 관청 즉 전라감영이 자리잡게 되었다고 설명되어 있다. 2015년 12월 27일 오전, 구 전북도청사를 방문하니 을씨년스런 삭풍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회화나무가 추위를 막을 수 있도록 온몸에 보호막을 꽁꽁 감싼 채 베일에 쌓여 있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어진박물관이 29일부터 2016년 3월 27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전라감영, 다시 꽃피는 선화당 회화나무'를 갖는다.
 전라감영터의 역사와 앞으로의 전라감영 복원계획을 한 눈에 살펴보는이 전시는 전주시와 전라감영복원재창조위원회가 주최하고 어진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이 공동 주관한다.
 조선시대 전주는 전라감영이 소재한 전라도의 수부였다. 일제강점기 그 전라감영터에 전북도 청사가 들어서서 2005년까지 존속하였다. 이후 구 도청이 옮겨가면서 전라감 영복원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고, 오랜 논의 끝에 감영복원이 결정되고 올해 첫 단계로 구도청사를 철거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고 재창조의 동력으로 삼고자 마련된 것으로, 전라감영과 구 도청 관련 유물 및 자료 60여점이 전시된다.  주목되는 유물은 미암일기와 태종대왕 어필현판 등이다. 미암일기(보물 제260호)는 1571년에 전라감사를 역임한 미암 유희춘이 명종 말에서 선조 초까지 관직을 역임하면서 겪은 사실을 비롯해 당시의 정치·사회·문화 등을 기록한 것으로, 전라감사로 임명되어 도임행차를 내려오는 과정부터 해임되어 전주를 떠날 때까지의 기록도 수록되어 있어 전라감사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태종대왕의 어필현판은 태종 14년(1414)에 당시 청백리로 소문난 장수의 천곡 안성을 강원감사로 임명하면서 태종이 친필로 써준 것을 판각한 것이다. 현판에는“寡人治內 卿治外 使此萬民 皆得其所”는 구절이 적혀 있는바, “과인은 조정을 다스리고, 경이 지방을 다스리면 만백성이 모두 편안함을 누릴 것이다”란 뜻으로, 조선시대 지방통치제도와 감사의 소임에 대해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외에 1790년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라도 관찰사영의 지리지인 전라감영지, 역대 전라감사의 명단을 기록한 전라감사 선생안 등의 전라감영과 전라감사 관련 유물이 전시되며, 전주부성을 축조한 전라감사 조현명의 초상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7월 철거되어 기억 속으로 사라진 구도청의 모습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과 3D동영상을 통해 구도청의 모습이 재현되며, 구 도청 철거 전 각계 전문가들이 현장 실사를 통해 선정한 구도청을 대표하는 철거품을 활용한 이색적인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실 한 편에는 육방이속을 거느리고 전라감사가 되어 사진을 찍어볼 수 있는 포토존과 전라감영터에 남은 전라감영의 유일한 흔적인 선화당 앞 회화나무 모형도 설치되어 재미를 선사한다. 회화나무 모형에는 전라감영 복원에 대한 관람객들의 바람을 직접 적어 볼 수 있게 유도, 과거의 영광을 다시 꽃 피울 전주를 향한 관람객들의 소중한 생각을 기록할 계획이다.
 어진박물관 이동희 관장은 “전주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원도심 활성화의 동력이 될 전라감영 복원사업을 이해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많은 관람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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