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가나아트센터 내)이 26일부터 31일까지 ‘김영란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일상 위를 걸어보면서 푸르른 날, 푸른 꿈'을 꾼다. 간직하기에는 너무나 반복적이고 버리기엔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순간순간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
어느 새, 일상 속에서 감지되는 창문 밖 풍경의 드문드문한 사람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내 익숙한 생활의 모습과 감정, 자신으로부터 유추된 호흡의 공간을 한 화면에서 작가만의 리얼리티로 표현된다.
작가는 일상에 대한 관찰과 묵상으로 자신을 추억하고 반추한다. 일상의 심연과 기억 저편에 내장된 단편들을 하나씩 화면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보는 이들은 자신의 일상을 투영시키게 된다. 기억의 편린이 순환되고 현실적인 체험과 하나가 되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작품은 주로 심리적 색채에 의해 몽환적으로 다가선다. 심리적 색채는 화면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나무, 경계가 없는 하늘과 땅의 이질적인 느낌과 함께 감상자는 몽환적인 세계를 넘나든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 심리적인 감정을 함께 느끼게 된다.
또, 사실적인 인물 묘사, 물들인 듯한 중첩된 채색의 붓질과 상감기법, 판화기법을 동시에 한 화면에서 보여준다. 몽환적 풍경은 색채와 붓 터치 속에 부유하는 풍경이 된다.
이를 통해 살아가면서 나타나는 고독과 소외를 비롯하여 소박한 행복과 기쁨 등 다양한 감정들이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누구나의 일상세계로 뒤바뀐다. 즉, 자연을 순환하는 생명들에 대한 애정을 채우고 비워내고 다시금 채우는‘상감’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화면 안에 투사한다.
이로써 현실과 초현실, 서정과 서사, 의식과 무의식이 혼재하는 일이이(一而二)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이렇듯 잔잔하고 소박한 작가의 일상의 풍경에서 다시금 생각하고 비워내며, 느릿하게 사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는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전북대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 7회의 개인전과 전주, 인천, 일본, 중국 등지에서 다양한 아트페어 참여, 국내외 단체전 및 초대전 등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 2010년 전주시 예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북대 미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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