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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이유경의 내마음을봅니다

 

내 마음을 볼 수 있을까요.

 

강물처럼 별빛처럼 흘러가라 한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살다가라 한다. 달을 품고 산을 품고, 나무와 바위와 꽃을 품고, 바람따라 구름 위를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을 닮아 내가 머문 곳 없는 마음이 되어 빈 허공 속을 나도 모르게 흘러간다.

이연 이유경(전주중앙중학교 교사)작가가 여섯 번째 작품집 ‘내 마음을 봅니다(신아출판사 발간, 값 1만2,000원)을 펴냈다.

‘풀향기 머문 길(2010년)', '그리운 바람(2011)' '길섶에 서서(2012)' , '꽃이 내게 말하네(2013)' , '바람 잠시 쉬어가는 길(2014)’에 이은 이 책은 손수 그림을 그려 수묵(水墨)의 향기를 담고, 선(禪)적인 언어의 구사를 통해 ‘무욕의 세월’을 건너 작가 자신을 만나고 있다.

그동안 4회의 개인전을 가진 가운데 전라북도서예대전 초대작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초대작가 등의 활동을 바탕으로, 여기에 걸리고 저기에 걸리고, 이래서 괴롭고 저래서 괴롭고 그런 삶이 아닌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당당하고 떳떳한 자유인의 마음을 21개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았다.

사노라면 바람이 되고 싶은 날이 있다. 한없이 가벼워져 떠나는 구름이 되고 싶은 날이 있다. 투명한 잠자리가 되어 두고 온 무언가를, 잊었던 누군가를 기어이 생각하고 싶은 그런 날, 작가는 말했다.

‘흘러가는 흰 구름 그냥 바라보지만 말고, 스스로 한 번 그 구름이 되어 흘러가 보아요. 흘러가는 이 강물 그냥 바라보지만 말고, 스스로 한 번 그 강물이 되어 흘러가 보아요’라고.

땅이 되고, 그 땅을 비추는 태양이 되고, 그 땅을 어루만지는 달이 되고, 바람이 되고 , 구름이 되고, 물이 되고, 불이 되어 보렴. 다시금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면, 이 세상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된다.

‘어두운 밤 나 홀로 듣는 달의 노래 빈 하늘엔 들꽃 향기 가득 차오르고 찰랑찰랑 바람 따라 눈이 부시게 피어오르는 달빛 아픔의 언저리엔 어느새 휘영청 행복 달이 떠나고 있네(’나 홀로 듣는 달의 노래’ 전문)

시나브로, 내게서 울려 나오는 목소리, 지금도 하늘에서 새가 되어 날고, 별이 되고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되어 날다가 비가 되어, 들로 내리고 산으로, 강으로 흘러흘러 올라올라 간다.

바람은 바라는 것, 곧 희망이 되니, 그래서 나의 바람은 멈춰 설 수 없다.

갈래길 저만치 너머, 언덕길 저만치 너머, 순례길 저만치 너머, 올레길 저만치 넘어, 둘레길 저만치 넘어 달려가 안기고 픈 그런 날이 생각나는 오늘에서는. 강물처럼 별빛처럼 흘러가라 한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살다가라 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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