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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규창문학비

김환태문학비를 찾아서

 

 

 

 

 

 

 

 

 

 초여름 무주는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 성공을 자축하는 현수막들이 신록과 함께 출렁이고 있었다. 전북 사람으로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전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로 부상 중인 무주 태권도원을 중심으로 전북관광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전북의 인지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무주는 일제강점기 순수문학의 가치를 재평가한 한국 문단의 큰 별, 김환태가 잠들어있는 그의 고향이기도하다. 김환태(1909.11.29~1944.5.26)의 호는 눌인(訥人)이다. 무주에서 태어나 보성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하여 규슈제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34년 '문예비평가의 태도에 대하여'를 조선일보에 발표, 잇달아 '예술의 순수성', '나의 비평태도' 등을 발표하여 순수문학을 적극 옹호하고 카프의 공리주의 문학을 배격하였다. 이러한 그의 문학관은 많은 문예시평에 그대로 나타났고, 유진오와 김동리의 ‘세대론’이 벌어졌을 때는 '순수시비'를 발표하면서 순수문학을 주장하는 김동리를 옹호하였다. '정지용론'과 '시인 김상용론' 등을 통해 예술파 시인들의 작품세계를 분석하는 한편, 이태준·김동리의 작품에 새로운 문학적 가치를 부여하는 등 순수 문학정신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평론 활동을 폈다.
' 문예비평이란 문예작품의 예술적 의의와 심미적 효과를 획득하기 위해 대상을 실제로 있는 그대로 보려는 인간 정신의 노력입니다. 따라서 문예비평가는 작품의 예술적 의의와 딴 성질과의 혼동에서 기인하는 모든 편견을 버리고, 순수히 작품 그것에서 얻은 인상과 감동을 표출하여야 합니다.(김환태의 '문예비평가의 태도에 대하여')'
 1936년에는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구인회에 평론가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1934년부터 1940년까지 활발하게 비평을 발표하다가 그해 4월부터 절필했다. 1942년 폐병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교직 생활을 접고 낙향했다.,  광복을 1년 앞둔 1944년 5월 26일 36세로 짧은 생을 마쳤다.  김환태 선생의 묘는 무주읍 당내리 모시곡 만리치 공원묘지에 석공예처럼 독특한 구조로 설치되어있다. 그의 부인은 용아 박용철시인의 누이동생 박봉자 이다.
서른여섯 짧은 생애였지만 예술성을 앞세운 독자적 비평세계를 확립, 한국 근현대문학사에서 '한국비평문학의 효시'와 '순수비평의 기수'라 불릴 만큼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문학사상사에서는 1986년 김환태문학비 건립사업을 주관, 이 해 5월 25일 국립공원 덕유산 입구(나제통문의 무주쪽)에서 멋진 문학비를 제막했다. 김동리, 박두진, 최승범, 이어령 등 52명의 문인들이 뜻을 모아 덕유산 국립공원 입구에 김환태문학비를 건립했다. 무주구천동 33경의 제1경인 나제통문 입구 부근이다. 건립위원장 김동리, 제자휘호 김동리, 비문휘호 박두진, 조각작품 제작 조각가 백현옥이 참여를 했다.
김환태 작고 후 28년만인 1972년 그의 부인이 유고집인 ‘김환태전집’을 현대문학사에서 간행했다.  문학사상사에서는 1988년부터 김환태 평론문학상을 제정했다.  2009년부터는 무주에서 ‘눌인 김환태 문학제’가 개최되고 있으며, 2012년에 호남의 삼한중 제1루라 일컬어지는  '무주 한풍루'를 중심으로 한 지남공원에 김환태문학관. 최북미술관이 건립됐다. 정치성과 사상성으로 경직된 문단에 순수문학의 옹호자로 순수비평의 씨앗을 띄운 한국문학의 기소 김환태, 문학과 예술의 위대성을 확신하고 문학의 순수성을 지키는 버팀목의 역할을 다했던 눌인 김환태의 문학적 유산이 한국문학의 기틀이 된 것이다. 반딧불이가 사는 청정무주에는 또 다른 시비들도 함께 하고 있다.
 한풍루 옆 쪽으로  '내고향 무주'가 새겨진 이우기의 시비가 있다. 건립기에 '무주군의 아름답고 순수한 정서와 무주의 수려한 자연의 향기를 시형화하여 군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하여 후세에 널리 알리고자 산심 이우기 선생의 시비를 건립합니다. 2001년 9월. 무주군수'라고 적고 있다. 남대천을 따라 무주읍 대차리 서면마을에 가면 남대천 조선중기의 문신 이안눌의 시비에 '소이진에서'가 새겨져 있다. 방대한 양의 시를 남긴 이안눌은 그가 옮겨다닌 지방의 민중생활사 및 사회사적 자료를 담고 있다. 무주호에 설치된 수자원 활용의 극대화 탑 설치물에 김성수의 시'적상의 불'이, 무주호 표지비 하단에 이원철의시 '철쭉이피는가'가,  적상호 표지비 하단에 공병호의 시'무주의 빛'이 새겨져 무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심신을 위로해준다./양규창(시인/전라북도문학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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