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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마을숲

충남 삽시도 해송 숲

 

 

 

 

 

 

 

삽시도(揷矢島, 충남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리)는 섬 생김새가 화살이 꽂힌 활모양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인공위성 사진을 살펴보니 활모양은 물론이고 마치 가오리가 꼬리에 중심을 잡고 양쪽 지느러미로 헤엄쳐 가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삽시도는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섬입니다. 해안선을 따라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으며 송림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멀 너머, 진 너머, 밤섬 등이 그 해수욕장 이름입니다. 2월에 가의도 섬 기행을 했는데, 3월에는 이곳 삽시도로 전북 섬 산악회가 봄을 즐기려 왔습니다. 2013년에 시작한 섬 산악회는 매달 한 번씩 섬 지역 산을 찾아 산행을 하는데 벌써 3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섬 산악회 덕분에 금오도, 비진도 마을숲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삽시도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산행이라고 보다는 여유를 갖고 걷기에 안성맞춤인 삽시도 둘레길입니다. 작지만 예쁜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를 지나 거멀 너머 해수욕장 해송 숲에 도착했습니다. 1.5㎞에 이르는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거멀 너머 해수욕장은 해송 숲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삽시도에서 가장 바람이 거세게 부는 곳입니다. 그래서 해송 숲이 조성됐으며, 지난해에는 해안방재림 사업의 일환으로 3000평에 4,500분의 해송이 식재 되었습니다. 후계목이 조성된 셈입니다. 해송은 이렇게 척박한 모래사장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성장하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입니다. 바닷가에 숲이 조성되어 거센 바닷바람을 막아 마을을 보호해주는 나무가 해송, 곰솔이라 부르는 나무입니다.해송은 바닷가에서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며 ‘곰솔’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나무를 두고 곰솔과 해송이란 이름이 거의 같은 빈도로 쓰입니다. 소나무의 줄기가 붉은 것과 달리 해송은 흑갈색을 띱니다. 그래서 한자 이름은 흑송(黑松)입니다. 흑송을 순 우리말로 부르면 ‘검솔’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곰솔’로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소나무는 잎이 부드럽고 새순은 적갈색인데, 해송은 잎이 억세고 딱딱하며 새순이 나올 때는 회갈색이 됩니다. 그래서 소나무는 여성적인 반면 해송은 남성적이라고 합니다. 내륙에서도 흔히 자라므로 해송이라는 이름보다는 ‘곰솔’이라 부르는 것이 맞는지도 모릅니다. 전주 삼천동에 천연기념물 355호로 지정된 곰솔이 있습니다.
진 너머 해수욕장을 지나 삽시도에서 가장 높은 붕구뎅이산(114.4m) 방향으로 갑니다. ‘황금 곰솔’이란 푯말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곰솔 숲을 ‘황금 곰솔’이라 일컫는 것인지, 아니면 커다란 곰솔을 지정하여 부르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누군가는 아주 커다란 곰솔을 일컫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황금 곰솔’에 이르러 푯말을 보고나서야 ‘황금 곰솔’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곰솔 나뭇잎이 황금색이어서 ‘황금소나무’로 불리는데, 이는 엽록소가 없거나 적어서 생기는 특이한 현상으로 소나무의 변이종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희귀하여 소나무 학술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령시 보호수(제2009-4-17-1호)로 지정되었는데 생각보다 작아 그냥 지나칠 뻔 했습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황금 금솔’은 수령이 약 45년 정도 된 조그만 곰솔입니다.
삽시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밤섬 해수욕장에 닿았습니다. 수루미(水流彌)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립니다. 해수욕장 시작 지점에 금송사란 암자가 있습니다. 금송사 주변에는 제법 큰 아름드리 해송이 줄지어 있는데 곳에 위치합니다. 밤섬 해수욕장 주변 역시 해송 숲이 조성되어 있고 후계목도 빽빽하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해안을 따라 마치 울타리를 쳐놓은 것처럼 조성된 해송 숲은 삽시도 주민을 바닷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해안에 조성된 숲은 바닷가의 바람을 막는 방풍림이나 방조림 역할을 합니다. 해안에 자리 잡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처입니다. 특히 해송은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 강인한 나무입니다.
삽시도 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송 숲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삶터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해주었고 우리 일행에게는 정신적 힐링의 시간을 안겨 주었습니다. 4월 섬 기행은 임자도입니다. /이상훈 마령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