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마령초등학교 이팝나무 숲

 

 

 

 

 

 

진안 마령초등학교는 2020년 개교 100주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0주년이라는 전통은 우리사회에서 큰 자부심입니다. 특히 학교는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으로서 100주년은 특히 동문들에게는 대단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나라 근대교육은 개항기 이후에 출발합니다. 당시 정부 보다는 지역에서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학교터를 시사하고 노동력을 제공하여 학교를 만들면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사립학교의 출발이 빨랐고 일제 강점기에 공립학교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래서 개항기나 일제 침략기에 설립된 사립학교는 이미 100주년 기념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립 보통학교(소학교, 국민학교, 초등학교)는 1910년대에 출발하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군에 처음으로 세워진 공립 보통학교 설립은 조선교육령제정(1911년)이후 본격화됩니다. 고등 보통학교(중등학교)는 공립 보통학교보다는 다소 늦게 개교합니다.
마령초등학교는 1920년 9월 20일 사립 보통학교로 설립인가가 나면서 인재 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1922년에는 사립 보통학교에서 공립 보통학교로 변경 운영하게 됩니다. 개교 100주년을 앞둔 마령초등학교에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 214호(1969년 2월 지정)인 이팝나무 숲이 자리합니다. 4월에 벚꽃이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환한 빛으로 물들인다면 5월에는 이팝나무가 그 역할을 대신 합니다. 꽃이 피면 은은한 향기를 머금기까지 합니다. 요사이 가로수로 선호하는 나무 중 하나가 이팝나무입니다.
 이팝나무 이름에 대한 유래는 다양한데, 그 공통점은 쌀밥과 관련됩니다. 이팝나무는 먼저 입이 피어나고 5월 초경에 꽃이 피는데 나무를 하얀 꽃으로 뒤덮게 됩니다. 꽃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느다랗게 네 갈래로 나누어지데 꽃잎 하나하나가 마치 뜸이 든 밥알같이 생겨 쌀밥을 연상하게 합니다. 쌀밥을 북한에서는 ‘이밥’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또는 조선왕조 이씨가 내리는 밥이라 하여 ‘이밥’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팝나무는 ‘입하목(立夏木)’으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꽃이 피는 시기가 24절기 중에 입하(立夏)무렵에 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입하나무’가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팝나무가 쌀과 관련되기 때문에 풍흉과 관련된 이야기도 전합니다.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는 당산나무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즉 이팝나무 꽃이 일시에 피면 풍년이 들고, 잘 피지 않으면 흉년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는 습기를 좋아하는 이팝나무를 보고 판단한 것으로 그해 강수량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는데, 매우 지혜로운 생각일뿐더러 과학적인 판단입니다.
마령초등학교 이팝나무에는 서러운 전설이 전합니다. 옛날 어린 아이의 무덤이 있던 곳으로 ‘아기 사리’라 부르며 훼손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가 죽으면 이팝나무 아래에 묻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아이를 묻으면 아이의 영혼이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서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이팝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는 나무로 가을에 열매를 맺고 씨가 떨어지면 다음해 이팝나무 새싹이 발아됩니다. 올해 학교를 출근하면서 이팝나무 아래를 살피면서 새로운 묘목을  찾아보았습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묘목을 최근에 발견하고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필자가 머물고 있는 오현사에 몇 그루를 옮겨다 심었습니다. 꽃이 피려면 7-8년을 기다려하는데 정성들여 키우려 합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마령초등학교 이팝나무는 수령이 300년이 되어갑니다. 300번 꽃 피웠을 이팝나무에게도 많은 후계목이 최근에 조성되었습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에서 발아된 묘목을 키워 100주년 기념에 심었으면 하는 제안을  해봅니다. 마령의 옛 이름이 마돌·마진이라 부르는데, 이는 ‘고을의 중심지’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마령의 옛 이름 의미처럼 마령초등학교가 대한민국 인재의 요람으로 우뚝 서길 기원해봅니다. /이상훈 마령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