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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토리

전주역사박물관 양띠의 해특별전

羊아 羊아 / 네 마음은 네몸가티 희고나

羊아 羊아 / 네 마음은 네털가티 보드럽고나

羊아 羊아 / 네 마음은 네음성가티 정다웁고나

피천득 <양>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에서 <2015 을미년 양띠해 특별전> “의기양양意氣揚揚”을 12월 30일(화)부터 2015년 2월 22일(일)까지 진행한다.

올해로 벌써 8번째 개최하고 있는 ‘띠전시’는 12지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나아가

관람객들 모두가 힘찬 새해를 시작하길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과 염소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고 함께 사용하여 양띠 해에 태어난 사람을 ‘양띠’라고도 하고, ‘염소띠’라고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면양(綿羊)과 산양(山羊)으로 구분되어, 면양을 ‘양’이라고 하고, 산양을 ‘염소’라고 한다.

십이지 가운데 여덟 번째 동물인 양은 무리를 지어 살면서도 서로 다투지 않아 평화를 상징하며,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습성 때문에 정직과 정의를 상징한다. 천성이 착한 탓에 해로움을 끼칠 줄 모르는 양은 희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양띠해에는 며느리가 딸을 낳아도 구박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양은 순박하고 온순하여 인간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동양에서 양은 영험한 동물로 인식되어 양머리가 장식된 양의 솥(羊鼎)에 삶아 소·돼지와 함께 제물로 쓰였다. 서양에서도 성서에 처음 등장하는 짐승이 바로 양이며, 총 500회 이상 양 이야기가 성서에 나온다.

이번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십이지와 양, 양의 상징, 양의 생태, 일상생활 속 양, 세계 각국의 양, 이야기를 담은 양(시민소장품))로 나뉘어 5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며, 전시와 연계한 ‘새해 소망 적기’ 등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이번 전시의 대표 유물은 ‘울주 암각화 탁본’(1970년대, 원광대학교박물관 소장), ‘양털 카펫’, ‘중남미 옛 토기’(중남미, 문경마야잉카박물관 소장), ‘김유신묘 십이지신상 탁본’(1950년대, 인천광역시립박물관 소장), ‘청동초두’(고려시대, 대구대학교박물관 소장), ‘양정’(羊鼎)(조선시대,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

국보 제285호로 지정된 울주 암각화는 우리나라 신석기 말부터 청동기시대에 새겨진 바위그림으로 선사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항상 물속에 잠겨 있어 겨울이나 큰 가뭄이 들 때에나 겨우 제모습을 볼 수 있는 암각화의 모습을 가로 6m, 세로 3m의 <울주 암각화 탁본> 자료로 공개된다. 고래, 물개 등 바다동물과 호랑이, 사슴, 염소 등 육지동물 등 다양한 모습이 새겨져 있으며, 울주 암각화를 통해 선사시대부터 염소를 키워왔으며,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중남미 사람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 양털로 만든 <카펫> <전통의상>, <모자> 등과 함께, 마야·잉카의 진품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양 머리 모양으로 토기 발을 장식한 토기, 양과 사람이 함께 장식된 토기 등 마야·잉카의 옛 토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김유신묘십이지신상 탁본>, <흥덕왕릉십이지신상 탁본>, <진덕왕릉십이지신상 탁본>은 모두 1950년대 인천시립박물관 경주고적조사반에서 탁본한 것으로 무덤을 지키는 십이지상 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으며, 더불어 다양한 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청동초두>는 긴 자루가 달리고 다리가 셋 있는 작은 솥으로 술, 약, 음식 등을 끓이거나 데우는데 사용하는 용기이다. 둥근 모양의 몸통에 양 모양의 주구(注口)가 달려 있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양정>은 제례 때 삶은 양고기를 담아 놓는 제기이다. 놋쇠로 된 원통형 몸체 받치는 세 개의 발은 양 머리와 발 모양으로 장식되어있다. 양정은 송(宋)대 예서의 영향을 받아 조선시대에는 『세종실록』「오례」부터 도설이 등장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을미년에 일어난 주요 사건으로는 후백제 견훤왕의 금산사 유폐(935년), 고려말 전주부에서 부곡으로 강등(1355년), 명성왕후 시해사건(을미사변, 1895년) 등이 있다. 또한 양띠해에 태어난 국내 인물로는 태종 이방원(1367년생), 미수 허목(1595년생), 우암 송시열(1607년생), 박은식(1859년생) 등이 있으며, 국외 인물로는 조조(155년생), 사마광(1019년생), 미켈란젤로(1475년생) 등이 있다.

양띠해인 2015년은 양의 성격을 닮아 평온하고 평화로운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소원하시는 일들이 다 이루어지고 의기양양(意氣揚揚)하고 전도양양(前途洋洋)한 힘찬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