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금산사의 산벚꽃 향기는 ‘호남 제일’로 불리고 있다. '호남사경(湖南四景)' 가운데 금산사 춘경이 제일로 꼽힌다. 두 번째가 변산반도의 하경(夏景)이요, 세 번째는 내장사의 단풍이다. 네 번째로는 백양사의 설경(雪景)으로 손꼽는다.
국토지리정보원이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羊)의 해를 맞이하여 양과 관련된 지명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150만여 개 지명 중 40개가 양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지를 상징하는 동물 중 여덟 번째인 양은 성격이 온화하여 무리지어 살지만 다툼이 없어, 우리 조상들은 양을 순하고 어질고 착하며 참을성 있는 동물, 평화와 희생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양 관련 지명이 적은 것은 농경문화로 목양(牧羊)이 토착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다른 동물들보다 양과 관련된 지명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백제 때 건립된 백양사엔 흰양이 이 곳에서 들리는 독경소리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이외에 양을 닮았다는 해남의 ‘양도’와 늙은 양의 형상이라는 신안의 ‘노양도’ 역시 양 이름을 딴 지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조상들은 보통 양과 염소를 구별하지 않고 쓰는 경향이 있었으며, 종종 같은 의미로도 쓰였던 이러한 경향은 우리 국토의 지명에도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양과 관련된 지명이 가장 많은 시·도는 전남으로, 신안군 안좌면 박지리의 ‘노양도’ 등 15개로 가장 많았으며, 경남 9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북은 3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대체로 남부 지방과 섬에 양 관련 지명이 많이 분포하는 것은, 예로부터 가축 관리가 편리해 섬과 같이 고립된 지역에 방목하여 키웠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읍의 내장산(內藏山)은 구불구불 이어진 계곡과 산세로 마치 꼬불꼬불한 양의 내장 속에 숨어들어 간 것 처럼 볼거리가 무궁무진 한다고 해서 유래했다. 양은 오래도록 무릎을 꿇고 있는 습성과 무릎을 꿇고 젖을 먹는 모습에서 옛 사람들은 '은혜를 아는 동물'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양의 모습이나 습성과 관련된 이야기는 조상들의 삶과 문화에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우리 국토의 지명 속에 자리 잡아 내려오고 있다. 2015년 을미년(乙未年) 양(羊)의 해를 맞아 평화롭게 무리지어 살아가는 양처럼 화합과 평화의 기운이 가득찬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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