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사라진 '청학루(靑鶴樓)'의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청학루기(靑鶴樓記)'가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청학루'는 1921년 전주의 갑부 박기순이 '비장청(秘將廳, 전주부성에 자리)' 을 뜯어 옮겨 짓고 이같이 이름한 가운데, 각종 회의나 결혼식, 전주국악원 분원 등으로 사용하였던 건물로 사용하다가 현재, 그 자리에 태화아파트가 들어서 있지만 그 내용과 당시의 풍경을 담은 사료가 전무한 까닭에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전주문화원(원장 나종우)이 주최한 제3회 전주역사유물찾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양신영씨의 출품작 '청학루기(靑鶴樓記)'는 청암(晴巖) 이학선(李鶴善,생존 연대 불분명)선생이 1933년(소화 8년 계축) 5월에 쓴 글로,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항주 대도시에 황학루가 있는데, 선인들이 이곳에 의지해 소일을 한다. 항주 여산은 명승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전주 완산에도 이같은 명소가 있다. 그런데 완산이 여산보다 못하지도 않고, 또 전주가 항주에 사양하기는 어려운 즉 청학이 백학, 황학루 보다 못하지는 않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문의 마지막 부분에 시 한 수를 기록했다. '전주성(풍성, 豊城)의 만상(萬像)이 이 누각에 모여 있고/삼산(三山)과 십주(十洲)의 빼어난 경치가 아닌가! 청학(靑鶴) 선인(仙人)들은 사람이 다 알지 못하니/백운(白雲)천재(千載, 천년)에 우리가 노는 구나'
또, 금상를 차기한 서형진씨의 '전주면 구역 확장 기념 신지도'는 진북동과 도토리골에 있는 유곽(오늘날의 요정)의 상호명이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는 등 매우 특이한데다가 인봉지와 완산도서관 앞의 정수장이 표시되어 있어 1940년 전주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당시 전주의 모 신문사에서 발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도는 당시 전주의 신시가지가 진북동과 도토리골로 확장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은상을 차지한 오형성씨의 '맹자집주(孟子集註)'는 '을축(乙丑)사월'에 풍패주인(豊沛鑄印)' 이라는 말이 또렷하게 적혀 있어 1805년 전주에서 활자로 찍어 발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다른 은상을 차지한 한천수씨의 흑백 사진은 목산 이기경(삼백년가)의 초가집 풍경으로, 전주의 한옥마을과 지역 향토사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동상은 이용엽(조선의 행형제도), 유정자(간독요람:남원 원흥당 석판), 유공열(아버지 유인각의 각종 소장품 및 문서), 이종호(경기전 참봉행장), 배순향(전여고 1회 졸업 앨범), 정재민(관례홀기), 이정상(소장 사진), 임장옥(전주 상공시가 지도:1957년), 장정란(양주조씨세보:한글 지명기록), 이철수(전주시가지 사진)씨가 차지했다. 시상식은 4일 오후 2시 전주문화원 교육실에서 열릴 예정이다./이종근기자
'한국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라금석문연구회. 문자와 탁본전 (0) | 2014.12.25 |
---|---|
최치원초상화 정읍의 품으로 오다! (0) | 2014.12.15 |
전북산재 이순신스토리와 문화상품 알아보니 (0) | 2014.08.10 |
전주용머리고개,시로 보듬다 (0) | 2014.08.06 |
익산심곡사 ‘山공부’ (0) | 2014.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