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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천칠봉전

 

 

 

 

 

전북미술의 서화사를 재조명하는 대형 연작 전시가 기획,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1969면 경기전, 1977년 예수병원 풍경, 1973년의 군산항과 1973년의 뱀사골 계곡의 풍경 앞에선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춰지면서 지난 세월이 훑고간 옛 역사와 사람들과의 만날 수 있었다.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는 전주 솔갤러리(관장 김가람)가 전북지역 향토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작가별로 전시하는 장기 기획 ‘전북서화의 맥 연작전’첫번째 자리로,  20일까지 A옥션(대표 서정만) 전시장에서 전주 출신의 사실적인 표현의 대가 ‘천칠봉(1920-1984)’전을  갖고 있다.
 솔갤러리의 경영 철학과 우리 지역의 미술인들을 소개, 지역민들에게 전북 미술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고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 전북 출신의 작고 작가들의 그룹 전시(한국서화 3백년전, 전북서화 2백년전, 한국고미술명품전)를 가진 것은 몇 차례 있었지만 작가별로 구분, 전시를 기획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그 첫 시작은 사실적인 표현의 대가 ‘천칠봉(1920-1984)’으로부터, 천칠봉은 1920년 전주 출생으로, 전주북중학교를 졸업, 대학에서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직장에 근무하면서 전북 최초의 사설 미술학당인 동광미술연구소에서 공부했다. 김영창 등이 주축이 된 신상미술협회 창립 회원으로 참여, 등단한 후, 1960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 입상하였고, 1963년 제1회 목우회 공모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 화단(畵壇)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천칠봉은 전주고 미술교사와 목우회의 중요 회원으로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40대 이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참가, 전북출신 서양화가로는 최초로 1966~1969년까지 국전에서 연이어 특선을 수상했고, 초대작가에 이어 심사위원에까지 추대되면서 전북에서도 서양화가로 가능성을 보인 가운데 중앙화단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천칠봉은 고즈넉한 한국의 풍경과 인적 없는 고요한 계곡과 산을 주로 택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을 세밀한 붓 터치로 표현하였고, 철저한 사생을 바탕으로 한국의 풍경을 미화나 비하없이 성실하고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화폭에 담아낸 작가다. 그는 감상자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고궁이나 명승지, 자연풍경 등을 주로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민족기록화도 많이 그렸지만 대부분의 작품이 한국의 풍경을 그린 풍경화로, 인적이 없는 고요한 계곡이나 산, 산길을 그렸고, 말년에는 '장미'와 같은 정물을 그리되, 동양적인 관조를 바탕으로 대상을 차분하고 섬세하게 파악하는 능력이 더욱 돋보인다.
 작품  '비원 애련정(캔버스에 유채, 1965년 작품)은 창덕궁 후원의 애련정 주변의 풍경을 그렸다. 붉은색 난간과 기둥의 조화로운 비례, 우아한 지붕선, 색색의 단청 등에서 조선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수풀이 우거진 자연 속에 인공물인 정자와 계단이 아스라이 드러나는 모습을 통해 자연과 인간 세계의 조화를 보여준다.  1960년대는 비원을 주로 그리는 화가들이 생겨나면서 '비원파(손응성, 천칠봉, 이의주, 장이석, 변시지 등)'라고 불렀는데,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고 하며, 실제로 그의 작품이 일본에 많이 건너가 있기도 하다. 특히 경기전의 1969년도 모습과 1977년 예수병원 풍경, 1970년대 군산항과 뱀사골 계곡의 풍경 등 전북의 옛 모습을 너끈하게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모두 20여 점이 전시중이다.
 매달 1회에 걸쳐 마련되는 이 전시는 9월 최석환, 10월 이삼만, 11월 송성용, 12월 나상목, 2015년 1월 이정직, 2월 조주승, 3월 황룡하, 4월 최규상, 5월 김희순, 6월 조기석, 7월 황욱 등 전북 출신 또는 전북에서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전이 잇따라 선보인다.
 솔갤러리 김가람관장은 "이번에 기획된 연작 전시를 통해, 우리 지역 작가들의 예술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작고 작가부터 현역 작가들에게 까지 소외된 전북미술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데 취지가 있다"며 "관광객들이 단순히 한옥마을만 관람하고 가는 것이 아닌,전시 관람을 통해 전북 미술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만큼 앞으로도 잇따라 기획전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시 문의는 285-0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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