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 서울관(인사아트센터 내)이 20일부터 25일까지 ‘유봉희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에 7회 개인전으로,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한지로 표출된 고유의 감성과 가치'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며, 공동체의 궁극적인 공존의 삶을 추구할 수 있게 하며,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을 치유하고 승화시킨다. 'Human Tree'는 인간과 자연이 분리된 것이 아닌, 본래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작가의 작업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한지며, 그 작업은 한지의 물성을 활용한 수공의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매체와 인간의 만남을 고스란히 반영할 뿐 아니라 조형 행위로서의 작위와 한지가 지니고 있는 물성에서 비롯되는 무작위가 이루어내는 독특한 심미이다. 특정한 형식이나 전형에 얽매임이 없이 자유롭고 분방한 화면은 작가의 순간적이고 즉발적인 느낌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수용해 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화면은 정교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화면 밖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무한한 변주를 이루어낸다. 한지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물성이 어우러지며 이뤄내는 작가의 화면은 완성이 아니라 완성을 지향하는 진행형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는 줌치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가공된 한지에서 발현되는 특성으로, 한지와 한지를 물로 덧붙여 가공하는 전통 방식이다. 그윽한 한지 특유의 은은함은 배가되며 작업의 과정에서의 손맛을 자연스럽게 반영해낸다.
바로 이러한 은근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자연스러움이 바로 작가가 지향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의 내용이다. 'Human Tree'라는 일련의 명제를 통해 자신의 사유를 조형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나뭇잎의 형상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는 작가의 사유는 화면 속에 숨겨진 것처럼 등장하는 익명의 초상들을 통해 조형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즉, 생성과 조화를 통해 상호 존재의 가치를 인식하고, 이는 마치 한 그루의 나무와 같이 유기적 관계로 이루어졌다는 작가의 인식은 물질적 가치와 개인주의적 성향이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인간과 인간간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담고 있다.
작가는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와 원광대학교 산업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 다수의 단체전 및 기획전에 초대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국가이미지제고 표창, KOTRA 아이치엑스포 유공자 표창 등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 전북대학교 초빙교수, 예원예술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한지조형디자인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전국한지공예대전 운영위원장, 한국미술협회 현대공예분과 이사, 전북미술대전 운영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