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의 미소가 세상을 환하게 하네.
동자승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온몸으로 깔깔대며 웃고 있다. 빡빡 깎은 머리가 천진난만한 동자승들의 미소가 참으로 구김살이 없어 좋다. 단순하지만 자연스러운 표정, 투박하면서도 세밀한 느낌이 아주 좋다.
소월당 정민현씨가 11월 17일까지 고창 선운사 만세루에서 갖는 첫 개인전은 ‘동자승’전이다. 동자승들의 귀엽고 천진한 표정이 눈길을 사로잡는 이 전시는 탱화가 아닌, 서양화로 묘사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시를 위해 작가는 사비를 들어 선운사 달력을 맞들었다.
1월 쥐띠 동자, 2월 소띠 동자, 3월 호랑이띠 동자, 4월 토끼띠 동자, 5월 용띠 동자, 6월 뱀띠 동자, 7월 말띠 동자, 8월 양띠 동자, 9월 원숭이띠 동자, 10월 닭띠 동자, 11월 개띠 동자, 12월 돼지띠 동자 등 12지를 형상화했지만 전혀 무겁지 않고 친근감이 있어 보인다.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사회에 불교문화의 다변성을 꾀하고자 유화를 이용, 종교의 견해 차이 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볼 수 있는 그림이 되고자 12동자 등을 캐릭터 시키는데 나름의 노력을 경주했습니다”
용두관음을 보는 동자, 사자를 타고 있는 동자 등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여래삼존불, 일엽관음, 지경관음을 포함 모두 45점의 작품이 이처럼 맑고 순수한 동자승 이야기로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것.
작가는 전국의 사찰을 다니며 우연하게 만난 동자승에 매료됐다. 동자승이 갖고 있는 순수함과 그 표정에 어려 있는 인간의 참모습을 365일 동안 찾아나선 것.
작가는 “동자상이 주는 감동은 그들의 얼굴에 있다. 너무 맑고 순수하기에 그 속에 성스러운 종교적 평화가 깃들어 있고 이 모습이 어쩌면 인간의 참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그동안 연꽃이나 달마도 등 옛것에 머물러 있던 불화(佛畵) 장르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좀 더 현대적으로 발전해 많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제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는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이번이 첫 개인전인 셈이다.
거제유등축제의 등 만들기에 직접 참여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수채화대전 수채화부문 특선, 대한민국 경향미술대전 입선, 대한민국미술대상전 입선 등 공모전 입상도 여러 차례 했다.
거제 문인화가회 회원전, 거제 아그라파 갤러리 단체전 등 그룹전에도 다수 참여한 바 있으며. 김제시장애인 복지회관 강사 등으로 활동한 가운데 현재 델리앤 젤라또카페 대표, 단야로타리 회원, 고창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동자승의 표정을 통해 한없이 맑고 순수해 영혼까지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티없이 맑고 순진한 동승들을 보니 앞으로 깨끗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자승을 보다가 문득 현실의 자신을 생각해 보니까 왠지 참회의 눈물이 나온다.
웃어라, 동자승 처럼. 소풍가는 날 아침의 어린아이처럼 마음은 한없이 들뜬 아이처럼.
그들의 단순성, 상상력, 꿈, 집중력, 가능성, 호기심, 진솔함, 자기표현, 집요함, 즐거움, 놀이, 여유로움, 성장, 용기 등을 아이에게서 배운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최악의 상황만 피할 뿐 최선의 선택을 하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아이들이 들려주는 인생의 비밀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어린 아이 마음 같으면 천국이 내꺼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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