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이효문씨가 3일부터 9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별을 이야기하다'전을 갖는다. 이 전시는 ‘서신갤러리 공간지원사업’에 선정돼 전시 공간을 지원받아 성사된 것이며, 이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인사아트센터 제1 전시실)으로 이어져 10일부터 16일까지 계속된다.
전시의 주제는 별에 대한 이야기다. 별의 기존 이미지는 ‘각이 진’, ‘빛나는’, ‘금속성의’, ‘하늘의’, ‘매끄러운’ 등 그것은 어찌 보면 차갑고 어려운 느낌이다.
그래서 작가는 ‘둥글둥글한’, ‘거친’, ‘투박한’, ‘땅의’, ‘낮은’, ‘틈이 많은’ 별을 만들었다. 꿈과 희망을 의미하는 별이 너무 높은 곳에 있는 것은 오히려 절망적인 일일 수 있었기에, 그 별을 따서 발밑으로 가져오는 일,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아니, 이룰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기댈 수 있고 걸터앉을 수도 있는, 바로 곁에 있는 희망을 이야기한 것이다. 지구도 별이니까. 희망은 사실 곁에 있는, 원래부터 늘 딛고 있던 것이었다는 설명.
자연과 생명력, 이 둘은 작가 이효문에게 같은 의미다. 자연이 곧 생명이다. 따라서 나무라는 소재는 생명력을 표현하는데 제격이다. 생명을 가졌던, 자연 그 자체인 소재. 또한 나무의 색은 대지의 색과 가장 가깝다. 그래서 인위적인 색채 사용을 자제하고 재료 본연의 색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작업들이 마치 땅에서 솟은 것처럼 느껴지도록 했다.
오각형은 별의 형상이면서 동시에 사람이 사지를 펼친 모양이기도 하다. 꽃잎의 수도 다섯이 가장 일반적이다. 작가는 다섯이라는 숫자와 그 모양이 생명의 모양에 가장 가깝고, 따라서 그 자체가 생명력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거기에 둥근 형태로 양감을 극대화시키면서 응축된 에너지를 극대화시켜 표현했다. 기존에도 큰 구 형태의 버섯을 작업하면서 구 형상 작업에 내공을 축적했던 경험이 있다. 또 이번 작업은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곡선과 그것의 중첩을 통해 마치 산과 산이 중첩되며 흐르고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편안한 능선의 미를 추구한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가로선과 세로선을 불규칙하게 교차시키는 기법을 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비정형적인 각도와 형태를 붙여나가며 생기는 ‘틈’으로 정교한 도시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자연스러움, 인간다움, 여유로움, 바람이 통하고 숨 쉬기 편한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나무 조각들을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끼워 넣어 작업한 직물 같은 구조가 그것이다.
인물 작업이나 기존의 구 작업, 이번에 선보이는 별 작업 모두 생명과 자연이라는 맥락으로 이어진다. 한편, 이번 작업들은 극과 극의 이미지를 같이 담고 있다. 크게 보면 별, 곧 지구, 곧 세상이면서 가까이 보면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픽셀, 큐브들이다.
전시장에는 별 작품과 기존의 인물상을 함께 디스플레이할 예정이다. 밤하늘처럼 어두운 전시장에 별들이 반짝이고, 사람과 별이 같은 높이에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별에 의미를 부여한 것도 애초에 사람이었다. 별은 내 가슴에 있을 때 생명을 갖는 것이라는 생각때문이다.
미술평론가 김선태(예원예술대학교 교수)씨는 "작은 조각이 빼곡히 모여 덩어리를 이루는 것은 태고의 시원으로부터 꼭꼭 간직한 내밀한 이야기를 외부에 펼쳐서 오롯이 전달하고자 하는 우주적 고리와 소통의 의미이기도 하며, 새로운 미래의 어떤 순간을 위한 기억 공작소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우주의 순환적 질서와 그 순환적 궤도에 남겨지는 흔적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연작은 우주의 움직임이자 우리의 생명과 삶, 그리고 작가 이효문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다"고 말했다.
작가는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전주조각회, 지붕회, 전북조각회, 전남조각회, 전업미술가협회, 한국미협 회원으로 전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과 객원교수,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출강하고 있다. 전주 효자지구 LH공사 아파트 미술장식품, 전주 국제영화제 공공미술프로젝트(전주영화의거리), 전주 중화산동 오페라하우스 아파트 미술장식품, 아테네 올림픽 양궁 금메달 획득 기념 조형물(전주기전대학) 등이 그가 만든 공공미술 및 환경 조형물이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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