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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카네이션의 의미

옛날 로마에 ‘소크니스’라는 관을 만드는 아름다운 처녀가 있었다. 그녀의 솜씨가 어찌나 뛰어나던지 다른 사람과는 비교가 안되었다. 때문에 ‘소크니스’는 늘 사람들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아 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를 시기한 동업자들은 끝내 그녀를 암살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폴로 신은 그의 신단을 항상 아름답게 꾸며 주던 그녀를 불쌍히 여겨, 그녀를 작고 붉은 꽃으로 변하게 했는데, 바로 ‘카네이션’이다.

오늘은 어버이 날이다. 한국에서는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 날’로 지정, 기념해오다가 1973년 3월 30일 대통령령으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제정.공포되면서 1974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됐다.

각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하거나 카네이션을 달아드린다. 그럼 왜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풍습이 생겨났을까. 지금부터 약 100여년 전 미국 버지니아주 웹스터 마을에 ‘안나 자이비스’란 소녀가 어머니와 단란하게 살았다. 그녀는 불행하게도 어느 날 사랑하는 어머니를 여의게 된다. 소녀는 어머니의 장례를 엄숙히 치르고 산소 주위에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던 카네이션 꽃을 심었다. 그리고 항상 어머니를 생전에 잘 모시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소녀는 어느 모임에 참석하면서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나갔다. 보는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 소녀는 대답하기를 “어머님이 그리워 어머니 산소에 있는 카네이션과 똑같은 꽃을 달고 나왔다”고 말했다. 안나는 그후 어머니를 잘 모시자는 운동을 벌여 1904년에 시애틀에서 어머니날 행사가 처음 개최됐다. 그렇게 해 이 날에는 어머님이 살아계신 분은 붉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드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분은 자기 가슴에 흰 카네이션을 달게 되었다고 한다.

카네이션이 어버이날 선물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정작 부모님들이 어버이날에 가장 받기 싫은 선물로 카네이션을 꼽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굴지의 한 식품 회사가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가장 받기 싫은 선물 등 자식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부모님들은 ‘아픈데 없다. 건강하다’라는 거짓말을 가장 많이 했으며, 받기 싫은 선물로는 카네이션을 꼽았다.

‘어버이날 선물로 반드시 카네이션만 받아야 되는 법은 없다’며 카네이션(54%)을 가장 많이 뽑았다. 조작법이 어려운 전자기기와 성의 없어 보이는 현금도 그 뒤를 이었다. 오늘 하루, 부모님 가슴에 달아주는 카네이션도 좋지만, 자주 찿아 뵙지는 못하더라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가져보자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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