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예원예술대학교 음악학부교수 박규연씨
자아와 피아노의 황홀한 동행. 혼자만의 노래를 풀어내는 독주자의 카리스마가 이윽고 청중들과 하나된다. 이러한 어울림의 음악을 두런두런 풀어내는 무대로 다가오면 절로 신명이 난다. 검은 건반과 흰 건반을 오가는 빠른 손놀림에 금새 온몸은 끈적끈적한 땀으로 흥건하다.
아주 머-언 옛날 목청껏 외쳐대던 한 소리꾼의 심봉사 눈뜨는 대목처럼, 서슬퍼런 작두 위를 보무당당하게 거닐던 어느 한 무속인의 접신(接神)장면 마냥.
피아노소리와 같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들이 세상만사의 온갖 조화로움을 선사하며 거듭거듭 다시 태어난다. 삶의 부피만큼 받아들여지는 감동의 폭도 천차만별이다.세상 모든 이치가 경험과 느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음악의 참 매력은 아닐런지.
그래서인지 그는 세상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음악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해댄다. 해를 더하면서 ‘거듭되는 커튼콜에 느긋하게 응하는 자세 좀 보세요. 이젠 완전히 자리매김한 성숙한 연주갑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좌절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겪으며 음악은 서서히 여물어간다. 성숙해지는 것이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 이겨내는 사람만이 진정한 음악가로서 거듭난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들은 진정 최선을 다했는가.(전민일보 6월 10일자 칼럼 ‘해돋이’ 가운데)’
일찍이 공자가 노나라 태사(大師, 악단장)에게 "음악은 가히 알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엔 모든 가락을 잘 합하고 흩어짐을 잘 조화시켜 분명하여 계속 이어져서 악장이 이루어진다."고 했다는 글귀를 현실로 이해하게 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박규연(33, 예원예술대학교 음학학부교수)씨.
그가 오는 8월 6일 독일 Freiburg(프라이부르크)시 Kursana Residenzen(쿠어사나 레지덴첸)주최의 제3회 초청 독주회을 갖는단다.<편집자 주>
“이번 연주회는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한 낭만음악시리즈의 일환으로 마련, 쇼팽과 슈만의 피아노곡들을 연주할 예정입니다. 이제까지 모두 17회의 개인독주회를 가졌으니 이번이 18회째의 독주회 무대인 셈이네요.”
주최측의 기획자가 쇼팽의 아름다운 곡을 연주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관계로 이번 공연에서는 쇼팽 녹턴 바장조 작품번호 15-1을 포함, 주옥같은 녹턴 4곡과 슈만의 사육제 작품번호 9를 연주한다.
지난 2000년 귀국 후에도 거의 매년 유럽에서 초청독주회를 가지고 있는 박피아니스트는 공연 때마다 정기적으로 본인의 연주를 듣기 위해 연주회장을 찾는 음악 팬들의 모습을 소중히 가지고 있단다.
“특히 저번(2003년) 연주회에는 한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연주 후 무대 뒤로 찾아와 두 손을 꼬옥 잡으며 ‘내 생에 있어서 가장 감명 깊었던 훌륭한 연주’라며 눈물을 글썽이며, 내년에도 다시 와 달라고 부탁하던 모습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박피아니스트는 유학(1988년, 한일고등학교 2학년 재학) 전에는 국내에선 한혜명교수(전주교육대학교)를, 비인 유학 당시(12년)에는 피아니즘의 대가 Dinanko Iliew, 소리 예술의 귀재인 Julika Behar, 비인 고전주의, 특히 모짜르트와 하이든의 스페셜 리스트로 정통적인 악파의 계보를 잇는 Walter Fleischmann.
개성과 독특한 해석, 정열적인 강의로 유명한 Viktor Teuflmayr 교수를 각각 사사했다. 이 과정에서 고전주의부터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정통적인 음악 레퍼토리를 섭렵한 계기가 됐다.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는 역시 문화선진국이더군요. 그동안 페스티벌 등 문화예산을 제일 먼저 편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현실을 반추해볼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와 한국인이 좋아하는 낭만 음악을 보급, 널리 알리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2002년 피아노 낭만 음악 기획 시리즈,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Ⅰ로 테마 독주회를 시작했습니다.
쇼팽, 리스트, 라흐마니노프를 중심으로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곡, 학구적이며 널리 애청되어질 수 있는 곡, 그리고 매우 아름답고 훌륭한 곡이나 자주 연주되지 않는 작품으로 레퍼토리를 구성, 대중적이면서도 음악적 진지함을 고루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나름의 노력을 다해오면서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박교수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과 서울 예술의 전당,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독주회를 가져 많은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 2003년 독일의 경우, 쇼팽 작품으로만 피아노음악 기획독주회를 가지면서 더 큰 사랑을 받았다.
1998년 11월 2일 오후 7시 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베풀어진 귀국독주회는 윤이상씨의 ‘피아노를 위한 5개 소품'을 비롯 모짜르트, 쇼팽, 리스트, 베에토벤, 스크리아빈의 작품을 선보인 무대로, 피아노의 음악정수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의 문하생들로 구성된 ‘벨레차(회장 조혜미)창단 연주회가 오는 9월 1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립니다. 구성원 모두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에 둔 전문 연주단체로 막 출발하는 만큼 오랜 시간을 두고 준비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우나 국내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곡들도 무대에 올려져 마치 유럽의 한 연주회장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대가 됩니다.”
피아니스트 박주연은 ‘음악을 가슴으로 연주한다. 그래서 매우 인간적이다. 때문에 음악에 모든 것을 쏟아넣는, 감동을 주는 피아니스트다.’라는 등식을 하면서 그와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음악은 구도자의 길과 흡사하다는 말을 하는 박교수의 기나 긴 손가락을 훔쳐보았다. 그만의 카-리-스-마와 함께, 바로 얼마 전에 작고한 외할머님의 회한이 깃들어 있음을 진정 느껴보기 위해. 이종근기자
1.박규연교수가 걸어온 길
화려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피아니스트 박규연은 1972년 전주에서 출생, 5세때 피아노를 시작, 1988년 전주 한일고 재학중 오스트리아 비인으로 유학하여 비인 시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과정과 비인국립음대를 수석 졸업했다.
비인국립음대 재학시 파이프 오르겔을 공부, 바흐 및 바로크 음악에도 뛰어난 해석력을 겸비한 박규연은 단순한 피아니스트를 뛰어넘는 진정한 예술가의 길을 향해나가는 음악가다.
비인 유학중 오스트리아 비인 국립음악대학교 주최 Clara-Wieck-Schumann saal 독주회 독일 Emmendingen시 Metzger-Gutjahr-Stiftung 주최 Bodelschwinghsaal 초청독주회 2회, 오스트리아 비인 Beethoven Gedenkstatte 독주회, 전주 삼성문화회관 일시 귀국 독주회, 오스트리아 비인 Yamaha Concert Hall 독주회 등을 가진바 있고, 2000년 귀국후 전주 삼성 문화회관 귀국 독주회, 문화일보홀 귀국 독주회.
귀국후에도 독일 Freiburg시 Kursana Residenzen 주최 초청 독주회 2회, 오스트리아 비인 Yamaha Concert Hall 독주회 등 유럽을 오가며 매년 수회의 초청 독주회 등 연주 활동을 갖고 있다. 한국피아노학회 이사, 예원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로 현재 전민일보 편집위원과 칼럼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2.박교수의 은사들
리스트의 수제자의 수제자로 리스트음악의 계보를 이을 뿐 아니라 낭만음악의 탁월한 해석력을 가진, 피아니즘의 대가 Dinanko Iliew(디안코 일리에프 교수),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색, 소리예술의 귀재인 Julika Behar(율리카 베하 교수), 비인 고전주의, 특히 모짜르트와 하이든의 스페셜리스트이며, 정통적인 악파의 계보를 잇는 Walter Fleischmann(발터 플라이쉬만 교수),
개성과 독특한 해석, 정열적인 강의로 유명한 Viktor Teuflmayr(빅토르 토이플마이어 교수)들에게 사사받았다. 예전엔 유럽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세계적인 거장들이지만, 지금은 모두 70이 훨씬 넘어 항상 건강이 걱정된다는 박교수의 은사사랑이다.
3.박교수의 문하생들이 꾸미는 ‘벨레차’창단 연주회
박교수의 예원예술대 문하생들로 구성된 ‘벨레차’(회장 조혜미. 대학원 1년, 총무 고서연, 4학년)창단 연주가 오는 9월 1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창단연주는 박규연이 2002년부터 기획해온 낭만음악시리즈의 일환으로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에피소드’라는 부제로 여러 낭만파 시대의 주옥같은 곡들을 선보인다.
출연할 학생은 모두 10명으로 리스트, 쇼팽, 슈만, 브라암스, 슈베르트의 곡들이 연주, 낭만파 음악의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화려한 음악세계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 나서, 퓨네랄과 쇼팽의 스케르초 2번, 뱃노래, 판타지-폴로네이즈와 슈만의 비인으로부터의 사육제, 브라암스의 6개의 피아노 소품과 슈베르트의 소나타 가단조 D745, 3개의 즉흥곡과 바르톡의 피아노곡 Op.14번이 연주된다.
4.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프롤로그(에세이)
5살에 처음 피아노를 알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시작한 음악생활이 벌써 27년 …. 그중 12년간의 비인에서의 유학생활…. 감당하기 힘들게 느껴졌던 고독감과 아무리 열심히 연습을 하고 공부를 해도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유학의 긴 여정들이 지금 뒤돌아보면 너무도 소중하고 고마워서 가끔 지독한 향수병으로 날 몰고가곤 한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하고 싶어서, 음악만을 바라보며 걸어온 길이 여기까지 이르렀다. 아직 연륜이 짧은 나이지만, 음악 없는 다른 인생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은 음악가로서의 역할을 넘어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책임감이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건 내 몸 어딘가에 자리잡은 최소한의 양심이 "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하는 연주자가 되라!" 며 준엄하게 꾸짖고 있는 것 같아 바짝 긴장할 때가 종종 있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
|
학력
- 1988 : 전주 한일고 재학중 오스트리아 비인으로 유학 - 1988 ~ 2000.1 : 오스트리아 비인 시립음악 대학교 (Konservatorium der Stadt Wien ) 최고 연주자 과정 졸업. Diplom 취득 - 1994 ~ 1998 : 오스트리아 비인 국립음악대학교 (Universitat fur Musik und darstellende Kunst Wien) 수석졸업(Diplom mit einstimmiger Auszeichnung 취득)
사사
- 한혜명, Prof.Dianko Iliew, Julika Behar, Viktor Teuflmayr, Walter Fleischmann
주요 연주 경력
- 2005년 : 전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박규연-백희영 피아노 Duo Recital : 제주 한라아트홀 대극장 제주시립교향악단 초청 협연
- 2004년 :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독주회,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 -II : 독일 Emmendingen시 Metzger-Gutjahr-Stiftung 주최 Bodelschwinghsaal 제 6회 초청독주회 : 독일 Freiburg시 Kursana Residenzen주최 제 3회 초청독주회
- 2003년 : 독일 Freiburg시 Kursana Residenzen주최 제 2회초청독주회 : 독일 Emmendingen시 Metzger-Gutjahr-Stiftung 주최 Bodelschwinghsaal 제 5회 초청독주회 : 전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박규연-백희영 피아노 Duo Recital : 전주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전주시향 제 122회 정기연주회 협연
- 2002년 : 독일 Emmendingen시 Metzger-Gutjahr-Stiftung 주최 Bodelschwinghsaal 제 4회 초청독주회 : 독일 Freiburg시 Kursana Residenzen주최 제 1회초청독주회 : 오스트리아 비인 Yamaha Concert Hall 독주회 : 서울 예술의전당 독주회,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 -I :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독주회,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 -I : 정읍사 예술회관 제8회 정읍시향 정기 연주회 협연
- 2001년 : 독일 Emmendingen시 Metzger-Gutjahr-Stiftung주최 Bodelschwinghsaal 제 3회 초청 독주회 : 정읍사 예술회관 제 6회 정읍시향 정기 연주회 협연 : 서울 예술의 전당 제 23회 피아노 듀오 협회 정기 연주회
- 2000년 :서울 문화일보홀 박규연 귀국독주회 : 전주 삼성 문화회관 박규연 귀국 독주회 : 전주 우전성당 초청 전주 챔버 오케스트라와 협연
- 1999년 : 오스트리아 비인 국립 음악대학교 주최 Clara-Wieck- Schumann saal 독주회 : 독일 Emmendingen에서 Metzger-Gutjahr-Stiftung주최 Bodelschwinghsaal 제 2회 초청독주회 : 오스트리아 비인 Yamaha Concert Hall 독주회
- 1998년 : 독일 Emmendingen시 Metzger-Gutjahr-Stiftung 주최 Bodelschwinghsaal 제 1회 초청독주회 : 오스트리아 비인 Beethoven Gedenkstatte 독주회 : 전주 삼성문화회관 박규연 일시 귀국 독주회
- 그 외) 실내악, 2인 음악회등 국내외에서 120여회의 연주
저서) 편저 : 바흐 영국조곡 BWV 808, BWV 809, BWV 810 바흐 파르티타 BWV 825, BWV 826, BWV 829 바흐 3성 인벤션 BMV 787-801 지상공개레슨, 일송출판사 슈만 3개의 환상곡 작품 Op.111 사육제 Op.9 지상공개레슨, 일송출판사
- 현) : 예원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한국 피아노교육 연구소(KAIPP) 소장 한국 피아노학회 이사 벨레차 예술 총감독 브레이크 뉴스 집필위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