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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

문화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들 ‘아름지기’






여기 획일화된 서양 문화 시스템을 거부하고 창의적인 기획과 다양한 전시활동으로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재)아름지기는 2001년 11월 우리의 문화유산과 전통을 사랑하는 민간인들의 모임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다 손이 닿지 않는 소소한 것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민 끝에 시작하게 된 첫 사업이 바로 정자나무 보호활동 이었다. 민중의 삶과 애환이 깃들어 있는 나무임에도, 노거수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름지기의 정자나무 주변 가꾸기 활동의 목적은 훼손된 노거수를 치료하고 그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것에 있다. 정자나무가 그 본래의 가치를 회복하여 주민들을 위한 공동체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는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궁궐 환경 및 문화재 청소에까지 영역을 넓혀 전통문화 보존에 힘쓰고 있다.

아름지기의 이런 활동과 창의적인 프로젝트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점차 기획에 도움을 주는 전문가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아름지기 안국동한옥과 함양한옥은 전통의 복원과 활용에 대한 아름지기의 철학을 담은 결정체다. 이 한옥들은 아름지기의 개보수 활동을 통해 우리 한옥의 다양한 쓰임새와 안락한 전통 주거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름지기가 문화재청과 맺은 ‘1문화재 1지킴이 협약’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서울 궁궐 안내판 디자인 개선 사업 역시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안내판의 디자인까지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작고 세밀한 부분까지 정성스럽게 작업을 하는 아름지기 사람들, 이들이 있기에 우리 문화유산의 작은 부분까지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장영석 아름지기 사무국장은 “문화유산을 골동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문화유산 속에는 우리 혈관에 흐르고 있는 세계관 즉 가치관이 녹아 있다.”며 “앞으로의 백 년을 보기 위해서 지난 백 년의 과거가 필요한 것이며, 그 사이에 아름지기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름지기는 우리의 우수한 문화를 어떻게 외국에 알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2009년 3월 피츠버그대학으로부터 공식적인 사업 참여를 요청 받아 한국실 건립을 위한 디자인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건축과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아름지기의 모습을 기대한다.






글·이진아  
사진·(재)아름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