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개관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미술품 구입 방법이 학예연구실 추천제를 통한 수의 계약 한가지 방법만으로 구입, 다양성이 요구된다는 미술계 안팎의 목소리다.
추천제를 통한 수의 계약은 당사자와 전라북도, 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들만이 그 내용을 알 수 있을 뿐 기회균등의 문제, 형평성의 문제, 작품 평가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시비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로 운영 4년차를 맞이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구입 공고를 내지 않고 미술품을 구매, 투명성 제고가 지역 미술가들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따라서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은행’ 제도의 경우처럼 추천제, 공모제, 현장구입제 등 운영상 다채로운 방법으로 확대 미술인들로 하여금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양질의 작품을 소장할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미술은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작품 추천위원 및 심사위원의 명단을 작품 구입 심사 발표와 동시에 공개하면서 책임감 있는 제도 운영을 도모, 한발 더 앞으로 나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은행’ 담당 고승애씨는 “추천제와 현장구입제(KIAF), 공모제 등 방식으로 매년 작품 구입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 문화향수권 향상과 작가의 문화진흥정책 등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미술은행’은 전국의 우수한 작가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코자 공모제를 통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1월 현재 소장한 미술품은 모두 4백45점. 이 가운데 2006년에 수집된 신규 소장품은 84명 작가의 2백47점(등록 기준)으로, 구입 작품은 1백3점, 수증(受贈) 작품은 1백44점이다.
2006년에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작품을 구입했으니 평균으로 환산하면 1점당 5백만원꼴에 불과, 명품 구입보다는 ‘소액다건식 나눠주기(?) 인상이 짙게 풍기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하고 있는 사실.
때문에 전라북도 차원에서 작품 구입 예산을 대폭 늘리고 공모제(고미술품 포함)를 시행, 소장 가치 높은 작품을 계획성 있게 사들이는 등 방향성 제고가 절실한 실정이다.
일례로 서예가 이삼만의 작품이 필요할 경우, 전국적으로 공모를 실시하면 전북에 모든 작품들이 집결한 가운데 조례(전라북도립미술관 운영관리조례, 제4장 제18조)에 근거, 수집위원회의 평가를 거친다면 뜻밖의 대어(大魚)를 낚을 일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써 전북도립미술관의 위상이 전국에 떨치게 되고, 위상이 오른 만큼 전북도민들로 하여금 문화 향수의 기회가 더욱 확대, 문화예술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계기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전국의 우수 작가, 우수 작품들이 참여할 수 있는 균등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도 바람직 할 것이며, 또 소장품의 면면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수증으로 유도한다거나 촬영을 통해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등 활용의 폭이 그만큼 커질 것이란 한 고미술 판매상의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매년 예산의 범위내에서 작품을 구입하는 차원을 뛰어 넘어 중장기적 마스터 플랜을 통한 계획된 소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한 미술인의 뼈아픈 지적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 19일부터 오는 2월 11일까지 개최하는 ‘2006 신소장품전’은 바로 이같은 발전 방향을 타진해보는 한편 1백47점의 소장품들을 도민들과 미술 애호가들의 객관적 평가의 시험대에 서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전북의 대표적 서화 및 근.현대 작고 작가와 지역의 원로 및 중견·청년작가와 국내외 중견 작가의 대표적 작품들을 꾸준히 수집, 오늘에 이르렀다는 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의 설명.
앞으로도 상설전 공간을 갖춰 보다 활발한 소장품의 전시 활용을 계획, 미술사적 조사 연구를 토대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소장품의 보존 관리로 도민들이 친숙하게 미술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전북도립미술관 김병연 학예연구사는 “미술품은 다른 상품들과는 달리, 단 한 점 밖에 없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가능해 법적인 하자는 전혀 없다.”며 “현재로서는 예산상의 문제, 선택과 집중의 문제, 지역작가 안배의 문제 등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 지금의 구입 제도를 고수하면서 좀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만큼 관심을 갖고 잘 지켜봐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민일보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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