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12> 전주 남부시장 다모아 콩나물국과 묵은지
전주남부시장 막걸리 술상에 콩나물국, 묵은지, 조기, 두릅, 다슬기, 과자 등이 나왔다. 참으로 배가 부르다.
가스불을 켜놓고 기다리다 보면 끓기 직전에 사장님이 고기와 묵은지를 고르게 잘 국물부터 한 입 떠먹어 보면 맑고 개운한데 깊이가 있다.
한두 겨울을 보낸 묵은지를 넣는 김치찌개는 봄에 먹어야 더 맛이 난다.
김치찌개의 맛은 김치가 좌우한다. 묵은지는 텁텁하지 않은데 씹는 맛이 있고, 부드러우면서 그렇게 신맛이 나지 않는다. 찌개를 위한 가장 적절한 상태를 의도적으로 만든 것 같았다.
한두 겨울을 보낸 묵은지를 넣는 김치찌개는 봄에 먹어야 더 어울린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던 김치가 돼지고기를 만나 특유의 구수함과 깊은 신맛을 낼 때 입속의 미식 세포가 함께 깨어나기 때문이다.
새 김치가 신선한 매력을 준다면 묵은지는 특유의 깊은 맛과 함께 입안을 오래도록 개운하게 해준다.
이곳 묵은지는 1년 이상 숙성된 김치다. 또 양념이 잘 밴 진한 주황빛을 띠고 있어 군침이 돌았다. 김치 고유의 깊은 감칠맛과 함께 시원·아삭한 맛이 혀를 감쌌다.
기온이 조금씩 오르는 이맘때 입 안에서 먼저 봄을 맛본 기분이었다. 따끈하고 고슬고슬한 밥에 얹어 먹기만 해도 그만이겠다 싶다.
봄이 무르익고 있다. 각자의 추억과 이야기가 있는 인생 음식을 찾아 가볍게 여행을 다녀오면 좋겠다. 그래야 또 일상을 살아갈 새 힘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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