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왕등도의 요술 부채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 왕등도에 전해지는 전씨에 관한 설화는 왕등도에 전씨가 집성촌을 형성하게 된 유래를 담은 이야기이다. 본래 왕등도는 굶어 죽으라고 보내는 귀양살이 섬인데, 한양에서 귀양 온 전씨는 집안의 보물인 요술부채를 이용하여 세곡선을 탈취하며 왕등도에 일가를 이루고 살았다고 한다.
굶어죽으라고 보내는 유배지 왕등도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에는 왕등도가 있다. ‘왕등도(王登島)’는 ‘왕이 오른 곳’이라는 뜻이다. 왕등도에는 크고 작은 섬 다섯 개가 모여 있다. 이중 사람이 사는 곳은 상왕등도와 하왕등도 둘뿐이고,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 때 유배를 왔던 남(南)씨와 노(盧)씨가 마을을 형성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이러한 왕등도에는 한양에서 귀양 와 살았다는 전씨에 대한 설화가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신기한 요술부채를 갖고 있는 왕등도 전씨
신기한 요술부채를 갖고 있는 왕등도 전씨
전씨들이 왕등도를 떠나지 않는 이유
옛날 서산(현재 부안군)에는 귀양살이 섬으로 알려진 왕등도가 있었다. 왕등도는 돌섬이라 농사를 지을 수 없었고, 귀양 온 사람들이 대부분 양반인지라 물고기를 잡거나 나무뿌리를 캐본 적도 없어 굶어 죽으라고 보내는 섬이었다. 하루는 전씨 성을 가진 양반이 한양에서 죄를 짓고 귀양을 왔는데, 전씨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인 요술 부채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이 부채는 안으로 부치면 재물이 들어오고, 밖으로 부치면 재물이 나가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어느 날, 전씨가 바다를 보니 한양으로 곡식을 싣고 가는 세곡선이 보였다. 이에 전씨는 바닷가로 가서 부채를 안으로 부쳤고, 세곡선은 왕등도로 방향을 바꿨다. 세곡선의 선원들은 배가 엉뚱한 곳으로 가자 당황을 했다. 아무리 노를 저어도 배는 자기 멋대로 왕등도로 향했다. 배가 도착하자 전씨는 세곡선에 다가가 말했다. “이보시오. 나는 한양에서 귀양 온 양반인데, 이곳에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을 수밖에 없소. 그러니 나에게 곡식을 조금만 나눠주시오.”라고 했다. 선원들도 전씨의 사정이 안타까웠지만, 함부로 곡식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안 되겠다고 하자 전씨는 “곡식을 주지 않는다면 이 섬을 영원히 떠나지 못할 것이오.”라며 겁을 주었다. 선원들은 왕등도를 벗어나기 위해 노를 저었지만, 정말 전씨의 말대로 배는 왕등도를 벗어날 수 없었다. 선원들이 고민하고 있을 때 경험이 많은 한 늙은 선원이 “정해진 곡식의 수량이 있으니, 여러 섬에서 모은 곡식을 조금씩 덜어주면 어떻겠냐?”라고 했다. 이에 선원들은 곡식을 조금씩 모아 주었고, 그제서야 비로소 배가 움직일 수 있었다. 그 후로도 전씨는 곡식이 떨어질 때마다 지나가는 세곡선을 불러들였다고 한다. 그 이유로 오늘날까지도 왕등도의 전씨들은 섬을 떠나지 않았고,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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