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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올여름 짧은 기간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가유산 피해를 보수하기 위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훼손된 국가유산이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승수 국회의원(국민의힘·대구 북구을)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가지정·등록유산 재난피해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풍수해와 화재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국가지정·등록유산이 51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가유산의 재난피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긴급복구예산이 부족해 제때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운사 마애불로 잘 알려져 있는‘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東佛庵址 磨崖如來坐像)'은 1994년 보물로 지정됐다.
도솔암 서쪽 50여 미터 거리에 있는 이 마애여래좌상은 높이 15.7미터 무릎 너비 8.5미터의 국내 최대 마애불상으로써 길가에서 보면 절벽 위쪽에 얼굴이 훤히 보인다.
이곳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손화중포 무장 동학도들이 이 마애여래불의 복장 비결을 꺼낸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고려 공민왕 때 면상(面像)에 구리 주물을 씌워 동불이 됐다.
조선후기 실학자 강후진은 ‘송사지(松沙誌)’에 “동불암은 오층전(현재 내원궁 부근으로 추정) 아래 있는데 고려 공민왕(1351~1374) 때 만들었다”고 기록했다.
이때 눈비를 맞지 않도록 얼굴 위쪽에 청자기와를 올린 보호각을 설치하고 불상 아래에 하도솔암(下兜率庵)을 지었으며 동불과 암자를 아울러 속칭 '동불암(銅佛庵)'이라 불리워졌다.
이 동불은 1648년에 태풍으로 면상에 씌운 구리주물이 떨어져 파괴된 것 같다.
동불의 안면 구리주물이 언제 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전선원무장읍지'와 이후 간행된 '무장현읍지(茂長縣邑誌)', '무장읍지(茂長邑誌)' 등 여러 문헌에 而面像則鑄銅而掛之(이면상측주동이괘지 “불상의 면상에 구리주물을 씌웠다”)는 것과 成至順治戊子年大風時墮地(성지순치무자년대풍시타지 “순치무자년(1648)에 태풍으로 땅에 떨어졌다”)는 동일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다음은 1857년 '무장읍지'의 내용이다.
'동불암은 도솔암 아래에 있다. 석벽이 우뚝하게 솟아 천백척이나 된다. 여섯길이나 되는 불상(六佛像)을 새겼다. 면상은 구리 주물로 만들어 걸었던 바, 매우 웅장했다. 어느때에 구리를 녹여 만들었는지는 모른다.' 순치 무자(順治戊子, 중국 永之, 조선 인조26년 1648)'년, 큰 바람에 땅에 떨어져 조각이 났다. 깨어지는 소리가 수십 리까지 들렸다. 그 위에는 마룻대와 처마를 걸었던 바위 구멍과 새겨진 불상은 지금도 남아 있다.(銅佛庵 在兜率庵下, 石壁屹立千百尺, 刻丈六佛像於石壁 而面像則鑄銅而掛之 極其雄壯, 不知何時鑄成 至順治戊子年 大風時墮地, 片碎聲聞數十里 其上棟宇所架 石穴及刻印佛像 至今猶存).

한편 조선왕조실록의 홍수 관련 기록을 보면 인조때 64건을 비롯, 세종때 59건, 현종때 54건, 현종때 54건 등 모두 493건이 발생했다.

세인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가 1969년 5월 28일 한 나무꾼이 발견, 신고하여 역사의 전면에 재등장했다.
실제로 올해 긴급보수 사업비가 지원된 39건 가운데 11건이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를 본 국가유산 복구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올해 장마철 국가유산이 훼손되어도 예산 등의 문제로 내년에나 복구공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다가올 여름철 풍수해 피해를 남은 긴급보수비 예산 7억 8,100만 원으로 모두 복구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묻는 김승수 의원실의 질의에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답변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는데, 재난·재해로 피해를 입은 국가유산 복구공사가 예산 부족 등으로 신속히 추진되지 못해 추가 피해와 멸실까지 우려된다. 진행중인 복구공사는 장마철 전에 최대한 완료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유산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