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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동진 수미감자




“칠성문 밖 빈민굴의 여인들은 가을이 되면 칠성문 밖에 있는 중국인의 채마 밭에 감자며 배추를 도둑질하러, 밤에 바구니를 가지고 간다. 복녀도 감잣개나 잘 도둑질하여 왔다” 평양 출신 김동인이 1925년 발표한 소설 ‘감자’의 한 구절이다.
오늘날 한반도에서, 3월부터 햇감자 나오기 시작해 사철 감자를 만날 수 있지만 두 세대 전만 해도 감자는 하지감자가 다였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김창한(金昌漢)의 ‘원저보(圓藷譜)’는 북방으로부터 감자가 들어온 지 7, 8년이 되는 1832년 영국의 상선이 지금의 전북특별자치도 해안에서 약 1개월간 머물고 있을 때, 배에 타고 있던 선교사가 이를 나누어주고 재배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했다. 김창한은 그의 아버지가 재배법을 배워 보급시킨 내력과 재배법을 편집, ‘원저보’를 만들었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는 두만강을 넘어 청나라에서 들어온 감자를 '북감저'라 했고, 옛사람들은 "말에 달고 다니는 방울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령서(馬鈴薯)'라 부르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이나 대만에서는 마령서라 하고, 동북방에서는 토두(土豆), 서북방에서는 '양우(陽芋)'인데 토란과 비슷한 뿌리의 모양에서 유래한 말이다. 함경도 방언으로는 '갱게', 경남에서 궁감자, 전남에서 북감자, 전라도·충청도에서는 고구마를 무수감자(무감자)나 진감자, 감자를 하지감로 부른다. 제주는 고구마를 감저, 감자를 지슬(地實)이라 부르는 바, '땅의 열매'라는 제주도 방언이다.
‘동진강(東津江)’은 금구 상왕산의 물은 김제의 벽골제가 되고 이내 서쪽으로 흘러 동진으로 들어간다' 고 한 유래와 발원지를 기록하고 있다. ‘동진(東津)’은 옛 부안 고을의 동쪽에 있던 동진 나루를 뜻한다. 동진 수미햇감자는 동진강 주변 미네랄이 풍부한 간척지 갯벌에서 생산한 시설하우스 햇감자로서 모양이 예쁘고 눈꽃송이처럼 포송한 맛이 한 입만 먹어도 반할 정도로 좋다. 수미 햇감자는 포슬 짭짤한 맛이 일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이다. 그렇다면 수미감자와 두백감자의 맛은 어떻게 다를까. 흔히 수미감자는 빼어날 '수(秀)' 에 맛 '미(味)' 를 사용, '빼어난 맛'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두백감자는 머리 '두(頭)' 에 흰 '백(白)' 을 사용, ‘전분이 많다’. 수미감자는 전분 함량이 높아 포슬포슬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자랑한다. 그냥 쪄먹기만해도 맛있어 밥 한끼를 대신하기에 충분하다. 그 모양이 다소 납작하고, 눈이 얕아 과자 감자칩을 만들때 많이 활용, 우리나라 감자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4월~11월에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요즘 같은 출하 시기에 먹으면 다 더욱 좋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