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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전북 사찰 안전조사 강화해야

지난 4월 화재 피해를 본 전북 김제 망해사 일대가 자연유산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자연유산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김제 진봉산 망해사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망해사는 백제 때인 642년(의자왕 2년)에 창건된 뒤 소실됐다가 조선 중기에 다시 세워진 사찰이다. 망해사 일대는 사찰과 만경강, 서해가 어우러진 낙조로 유명하다. 사찰 앞바다와 인근 하천에 멸종 위기종 철새가 날아드는 등 생태학적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자연유산위 심의를 거쳐 올 3월 망해사 일원을 명승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지만, 4월 사찰 내 화재가 발생해 극락전 건물이 전소됐었다. 이에 자연유산위는 “화재가 명승으로서의 경관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의견을 냈다. 김제시도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경관적 가치가 보존됨에 따라 명승으로서의 주요 가치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제시는 화재 발생에 대비한 비상 대응 계획을 연내 재정비하고, 내년까지 화재 감지기와 경보 시스템 등을 망해사 일대에 설치할 계획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사찰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194건으로, 총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원인은 화원 및 가연물 방치,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가 82건(42.3%)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인 요인 55건(28.4%), 원인미상 35건(18.1%), 기타 15건(7.7%), 기계적인 요인 7건(3.6%)순이었다.
최근들어 망해사를 비롯해 전북지역에서 사찰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사찰 소방시설 규정 강화 및 소방과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의 안전점검 대상 확대 등의 사찰화재 예방정책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찰(전통사찰)이나 일반사찰 구분 없이 산지에 위치해 있어 단순 문화재 소실을 넘어 산불 등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20일 오후 3시50분께 완주군 구이면 용광사에서 불이 나 대웅전이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촛불 취급 부주의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초기 진화 설비를 대부분 갖추고 있는 전통사찰과 달리 일반 사찰은 소화기 정도만 겨우 구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안전조사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용광사는 이번 사찰 화재 안전조사 대상이 아니었으며 화재 당시 사찰 내 소화설비는 소화기 몇 대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닥 면적이 300㎡ 이하인 사찰은 종교시설이 아닌 근린생활시설의 소방시설 설치 규정을 적용받고 있는 만큼 소화기 외 다른 소화설비를 설치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전체조사는 인력과 비용 등의 문제로 힘든게 현실이다. 이에 산지 등 화재위험지역 등에 위치한 사찰을 선별해 점검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소방점검의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사찰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소방시설 설치가 우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