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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탄허스님의 ‘향상일로(向上一路)’ 첫선, 국립춘천박물관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전



<속보> 김제출신 탄허(呑虛)스님(1913~1983)의 ‘절대의 진리에 이르는 외길’을 뜻하는 ‘향상일로(向上一路)’ 친필이 공개되고 있다.<관련 기사 본지 11월 27일자>
‘향상일로(向上一路)’는 불교에서 절대의 진리에 이르는 외길을 일컫는다. 선문(禪門)의 극처(極處)를 ‘향상(向上)의 일로(一路)’라 한다. 혜거스님은 “탄허 스님은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았다”면서 " 큰 인재가 나와야 좋은 세상이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탄허스님은 오늘보다 내일, 내일보다 모레가 더 향상되어야 한다는 '향상일로'(向上一路)를 강조했다. 스님의 화엄사상을 접하면 자신이 모자란 부분을 없애고 한 단계 올라가려고 노력하는 발심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어느 고인(古人)이 말씀하기를 "향상의 일로는 일천 성인(一千聖人)도 전(傳)하지 못하거늘, 학자(學者)들이 공연히 애씀이 원숭이가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고 했다.
‘향상(向上)의 일로(一路)’는 삼세제불과 역대 조사의 골수(骨髓)요, 불법의 구경법(究竟法)이다. 이 향상일로를 알아서 살활종탈(殺活縱奪)의 자재(自在)함을 얻어야만 선지식이 되어 비로소 만인의 스승이 될 수 있고, 진리를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으로 깨달은 비밀의 법 즉 정법안장(正法眼藏)을 전수하고 지도할 수 있다.
향상일로(向上一路)는 ‘벽암록’에 전한다. 중국 당나라시대 반산(盤山 寶積, 720~814) 선사가 다음과 같이 대중에게 말했다고 한다.
‘향상일로 천성부전 학자노형 여원착영(向上一路 千聖不傳 學者勞形 如猿捉影)’

-위를 향하는 하나의 길을 천명의 성인이라도 전하지 못하거늘 배우는 이들이 공연히 몸만 괴롭히는 것이 그림자를 잡으려는 원숭이 같구나.

‘향상일로’는 최고의 진리를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진리는 천명의 뛰어난 선지식이 다 모여서 전하려 해도 말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궁극의 진리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순수 무결한 진리의 법이라 해도 그 법을 진리라고 고정 짓고 집착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진리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고 만다. 법은 고정될 수 없고 집착될 수 없다. 법을 법이라고 하면 더 이상 법이 아니다. 다만 이름을 법이라고 한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법을 ‘이런 것’이다고 틀에 가둬놓고 이 안에 있는 것만이 진리이고, 이 바깥의 것들은 다 진리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부처님 가르침의 참뜻은 그것을 가두는 불법이라는 틀에 있지 않다. 즉, 진리라고 할 만한 실체도 없으려니와 이것이 진리라고 고정 지을 수도 없는 것이 진리이다. 그래서 ‘무법가설(無法可說)’이라, 이것이야말로 진리라고 내세워 설할 만한 그런 법은 없다는 말이다. ‘이것이 법이다’ 하는 순간, 그건 법이 아니게 된다.
그런데 어리석은 중생들이 그런 법(진리)이 있다고 그것을 찾으려고 죽을힘을 다해 찾으며 몸만 괴롭히고 있지만 마치 원숭이가 달그림자를 잡으려고 헤매듯이 찾지 못하고 헤매고만 있구나, 그런 말이다.
국립춘천박물관과 월정사성보박물관은 다음달 15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23년 강원세계산림엑스포 개최 기념 특별전 ‘오대산 월정사: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를 갖는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