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단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주단오, 과거 단옷날에는 덕진연못의 물맞이를 위해 3만여명이 몰릴 때도 있었다.
1935년 6월 11일자 조선일보를 보면, 대장의 모래찜(사욕)과 전주 덕진 수역 등 2곳에 수만의 인파가 모였다고 기록됐다.
1938년 7월 18일 동아일보 신문기사를 보면 부녀자들이 덕진연못에서 반나체로 목욕하는 단오물맞이 광경을 기사화했다. 조선 후기는 열녀여성상(烈女女性像)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시기여서 덕진연못에서 반나체의 물맞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녀자들의 반나체 목욕은 고려시대 전통의 물맞이 관행이었지만, 조선 후기에는 성적(性的)억압에 충동의 반작용으로 보인다. 여성의 신체 노출은 신분제 해체와 민중의식의 성장에 따른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된 자연스러운 현상이 덕진연못의 단오물맞이에서 표출된 것이었다.
단오(端午)는 음력 5월 5일로 수릿날, 중오절이라고도 하는데, 1년 중에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해서 큰 명절로 여겨졌다. 이에 모내기를 끝내고 벼가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과 여름을 잘 보내기 위한 염원을 담은 다양한 세시풍속이 이루어졌다. 태양이 뜨거워지는 단오는 전주 부채를 선물하기도 했다. 단오 부적을 나눴는가 하면 오색실을 엮어 만든 실 팔찌 장명루(長命縷)를 팔목에 둘러 왕성한 단옷날 기운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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