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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행복산책

전북의 습지를 살려라

 

천혜의 자연 품은 익산용안생태습지의 지방정원 등록을 추진한다고 한다.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정원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원을 활용한 여가 활동으로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추후 국가정원지정의 초석이 된다.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제는 습지보전지역의 인근에 위치하고 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모범적으로 참여한 도시나 마을을 국제적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2015년 제12차 람사르총회에서 우리나라와 튀니지가 공동 발의했으며, 현재 17개국 43곳의 습지도시가 인증을 받았다. 국내 습지도시는 2018년에 인증받은 경남 창녕 우포늪, 강원 인제 암산용늪, 제주 동백동산습지, 전남 순천만갯벌과 2022년에 인증받은 전북 고창운곡습지, 충남 서천갯벌, 서귀포 물영아리오름 등 총 7곳이 있다.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을 받게 되면 지역 농수산물이나 생산품 판촉, 생태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등에 람사르 고유의 인증 상표를 활용할 수 있고, 습지 보전과 생태관광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데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익산시가 국내 최대 규모의 물억새 군락지인 용안생태습지를 지역 대표 생태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섰다. 금강변에 위치한 용안생태습지는 물억새 군락지이자 삵과 수달, 원앙, 가마우지 등 다양한 생물을 품은 보금자리로, 천혜의 자연과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시는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습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누릴 수 있도록 지방정원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완주군이 지난 4,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관광전용열차인 에코레일열차상품을 출시해 라이더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객차 4량에 자전거 거치 4량을 연결해 자전거를 열차에 실은 후 관광지에 도착해 본인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상품이다. 자전거 라이딩코스는 약 75로 봉동읍에서 출발해 대아저수지, 위봉산성·위봉폭포, 송광사, 신천습지, 비비정 등 만경강 중심의 다양한 주요 관광지를 경유한다. 한때 6등급으로 최악의 수질을 보였던 만경강은 지속적인 수질 개선 사업에 힘입어 수질이 3등급으로 크게 나아졌다. 최근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와 삵,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관찰될 정도로 생태 환경이 회복됐다. 만경강 신천습지는 만경강과 동진강 일대의 습지 26곳 중 유일하게 습지보전 '' 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만경강 중류인 전주 전미동 회포대교~완주 삼례읍 하리교 일원에 펼쳐진 생태보고로 원앙이나 참매와 같은 천연기념물 4, 큰기러기나 등개구리와 같은 멸종위기종 7종 등 모두 802종에 달하는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들어 기후 위기 사례를 보듯이 이제 환경의, 환경에 의한, 환경을 위한 정책으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생태와 자연경관적으로 뛰어난 습지가 각종 하천 정비사업과 공사로 인해 훼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생태적 보존가치가 뛰어난 곳으로 인정받은 습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전북이 친환경 생태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이 되기 위해서는 '전북의 허파' 습지를 살리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