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은 2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지선실에서 2023 특별기획-전북 무형문화재 선자장 박계호 초대전‘바람이 머문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는 박선자장이 역사적 기록과 유물을 통해, 왕족과 귀족의 공예품으로 쓰였던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만든 합죽선 45점을 선보인다.
비단벌레 날개선은 비단벌레 날개를 다양한 모양으로 오려 붙여 제작 합죽선이다. 올해 7월 4일 문화재청 산하 국립경주문화연구소는 1600년 전의 유물을 재현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재현품과 발굴 성과를 발표했다. 비단벌레 날개는 4세기 후반~5세기 초반부터 최상위계층의 고급 장신구를 꾸미는 재료로 사용됐다.
화각선(華角扇)은 소뿔을 갈아서 뒷면에 그림을 그려 넣어 장식한 합죽선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徐有榘 : 1764~1845)가 저술한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해생우각법(解生牛角法)에 따르면 “쇠뿔을 종이나 송판같이 얇게 만든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 나전칠기의 경함(經函), 염주함(念珠函)에 복채기법으로 된 대모(玳瑁)가 함께 사용된 다양한 공예품이 유물로 남아 있어 특수 귀족층들의 기호품과 애장품으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모선(玳瑁扇)은 거북이 등껍질을 얇게 갈아 복채를 해서 장식한 합죽선이다. 대모는 신라시대 최고위 왕족계인 성골족이 사용했던 귀한 공예재료로 고려 때는 나전과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채화선(彩畫扇)은 옻칠 위에 천연광물성 안료를 배합하여 변죽 표면에 아름답게 채색한 합죽선이다. 채화 칠기는 통일신라까지는 정제칠, 채색칠, 건칠이 주로 사용되었고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나전칠기가 주종을 이뤘다.
이와 함께 왕족과 최상위계층이 사용했던 재료를 이용해 가오리 껍질로 장식한 어피선(魚皮扇), 조개껍데기를 얇게 갈아 붙인 나전선(螺鈿扇), 합죽선의 변죽에 도마뱀 가죽을 감아 붙인 옻칠피선(漆皮扇), 합죽선의 변죽에 대모, 소뼈, 물소뿔 등을 잘라 붙인 우각삼대선(牛角三臺扇), 은을 가공해 변죽에 장식한 은선(銀扇) 등을 제작했다. 또한 각각의 재료마다 백접선을 제작했다.
박선자장은 전라감영 선자청 전시장을 운영하며 남다른 애정을 갖고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선친인 박인권 선자장에 이어 2대가 전라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선친인 박인권은 명예보유자로 활동중이다.
그는 전주부채연구소를 운영하며 영화나 드라마에 합죽선을 협찬해 역사적 배경과 시대에 맞는 합죽선을 알리는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드라마 ‘신의’, ‘대박’, ‘밤을 걷는 선비’, ‘옷소매 붉은 끝동’과 영화 ‘대립군’, ‘봉이 김선달’, ‘혈의 누’, ‘관상’, ‘일장춘몽’등에 다양한 합죽선이 소개됐다.
전시 기간 중 선자청후원회(회장 박계호) 협찬으로 전주 한옥마을 원주민과 지역아동센터 대상으로 선면화 그리기 무료 체험도 갖는다.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SNS를 통해 온라인 전시로도 진행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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