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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향교길68 미술관'서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미학’...경산 송관엽의 사의산수화(寫意山水畵) 선뵈





장맛비로 인해 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자연을 찾아가 그 느낌을 마음에 담고 난 후, 영감이 왔을 때 그린 작품이 선보인다.
전주한옥마을 '향교길68 미술관' 이 8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특별전 '경산 송관엽 산수화'를 갖는다.
송화백은 ‘사의산수화(寫意山水畵)’의 대가로 꼽힌다. 사의산수화는 자연을 직접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상향 등을 상상해서 그리는 화법이다.  사의산수화방식은 조선시대 겸재 정선이 즐겨 그렸던 방식으로  기하학적 원근법, 정밀한 묘사를 뛰어 넘어 자연에 담긴 형이상학적 의미를 더 존중한다. 
그의 작품은 실재 자연을 모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바로 그 안에 담긴 자연의 순리와 생명력, 자연 속에 담긴 삶의 질곡과 가치 등을 표현해 낸다. 그의 산수화에서는 먼 산이 진하고 가까운 산이 희미한 이른바 공기원근법(空氣遠近法)이 두드러진다. 그림 전체에 힘이 실려 있다.
송화백은 평소 자연을 관상하다가 ‘그림이 되겠다.’싶은 곳이 있으면 수 차례에 걸쳐, 많게는 수십 차례에 걸쳐 그 곳을 찾아간다. 새벽과 해질 녘, 비가 오는 날, 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맑은 날에도 찾아가 풍경과 느낌을 마음에 담고, ‘영감이 왔을 때’ 비로소 붓을 잡는다. 작품도 자신의 마음에 들어야만 낙관을 찍는다.
작가는 전통 수묵화 기법을 바탕으로 현장을 스케치해 우리의 산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40여 년이 넘도록 산을 바라보고 그 흔적을 남겨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자리에 들다 ' 등 40여 점의 산수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오늘도 진지하고 끈질긴 태도로 자연을 대하는 송관엽 작가는 산에 직접 찾아가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그 자리에 오래 머무르며 산을 바라보고 느낀다. 바로 이같은 과정에서 작가는 “산과 대화하며 항상 새로움과 낯섦을 느낀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작가 특유의 보편적인 원근법을 반전(反轉)한 듯한 산의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작가는 멀리 있는 대상을 진하게 그려내고 가까이 있는 대상을 오히려 아기자기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감상자로 해금 화폭 속으로 시선을 끌어들임으로써 입체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원근법과는 다른 송관엽 작가의 이러한 화면 구성은 그가 자연과 ‘대화’하며 체득한 표현이다.
작가는 "그림이 되겠다 싶은 곳이 있으면 여러 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에 걸쳐 그곳을 찾아간다. 새벽과 해질녘, 비가 오는 날, 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맑은 날에도 찾아가 풍경과 느낌을 마음에 담고 영감이 왔을 때 비로소 붓을 잡는다"고 했다. 실경을 그려내기 위해 산을 오래도록 지켜봐 온 그가 “먼 산이 진하고, 가까운 산이 희미하게 보이는 경우”를 포착해 오늘도 작품을 만든다.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라북도미술대전’ 등의 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11년엔 ‘전북위상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전라북도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