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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엄재수, 현대적으로 칠접선을 재해석하다

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은 15일까지 지선실에서 특별기획 초대전 ‘전북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 2023 The Simple’을 갖는다.
이 전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의 신작 전시로 조선시대 유물을 기초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칠접선과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된 합죽선 100여점이 소개된다.
전북 무형문화재 선자장 엄재수의‘2023 The Simple’은 2022년 개인전에서 선보인 오십죽 칠접선(40cm)을 기초로 사용자 편의를 위해 작은 크기(23cm, 27cm, 30cm)로 제작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칠접선은 편의성뿐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옻칠(밤색, 검정, 노랑, 보라, 초록, 파랑, 빨강)과 각 옻칠 색상과 어울리는 염색 한지 선면으로 미적인 아름다움을 꾀했다. 이와 함께 선면에는 향이 좋은 황칠과 향칠, 다양한 색상의 유칠을 올리고, 비 가림도 가능한 옻칠과 유칠로 마감해 실용성도 더했다.
이외에 35cm 크기의 합죽 칠선, 상아·대모·우각·어피로 치장한 겉대, 낙죽을 하지 않고 천연 반죽(斑竹)의 느낌을 살려낸 인조 반죽, 유럽풍의 칠접선까지 합죽선이 가진 미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엄선자장은 소년 시절부터 부친인 전북 무형문화재 故 엄주원 선생과 함께 합죽선 작업에 참여하였고, 2012년 전북 무형문화재 선자장으로 지정됐다. 할아버지, 아버지를 이어 엄재수 선자장의 아들인 엄창석도 3대에 걸쳐 부채 장인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전시에도 많은 도움을 준 엄창석은 한남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에게 부채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엄선자장은 유물과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부채의 다양한 기법을 연구하여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주한옥마을 내에 미선공예사와 부채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이종근기자